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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언니 - 21세기 신예작가 특선
김경록 지음, 신동옥 그림 / 예림당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표지에 그려져 있는 전통 복장을 한 젊은 여인의 모습이 너무 화려하고 아름답고 단아하다. 작지만 야무진 눈매와 입이 한 성질 할 것 같은 단단함을 보여준다. 그 그림 속의 주인공이 분홍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분홍이가 살아 생전에 이렇게 아름다운 옷을 입어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아쉽다. 일제 시대 이토오 히로부미의 안경이 없어졌던 사건에서 영감을 얻어 쓴 작품이라는 이 책은 일제 초창기, 대한제국 시대에 살던 어린 소녀 분홍이네와 오복이네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일제의 수탈과 일본인들의 횡포로 살던 터전을 빼앗기게 된 두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나라를 빼앗기고 얼마나 억울하고 비참하게 살았는지 보여주고 있다. 이토오 히로부미의 안경을 훔친 분홍이의 마음이 용감하고 대견하게도 느껴지지만 그렇게라도 저항을 하고 싶었던 마음을 생각하면 딱한 마음이 앞선다. 분홍이가 하손이와 결혼을 해서 잘 살고 우리나라의 독립까지 지켜보기를 바랬는데 젊은 나이에 죽게 되어서 안쓰러웠다. 드라마의 소재로 쓰여도 될 만큼 흥미진진하고 파란만장한 분홍이네와 오복이네 이야기를 통해 나라 잃은 설움이 어떤 것인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