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주 어디에 있는 걸까? 문지아이들 20
로빈 허스트 샐리 허스트 지음, 롤랜드 하비 조 레빈 그림, 장경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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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외화를 보려면 화면보다가 자막보다가 하려면 바쁠 때가 있다. 이 책도 그런 느낌을 준다. 그림따로 글 따로 읽어야 이 책의 재미를 알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버스정류장의 모습에서 시작해서 책장을 넘길 수록 점점 큰 동네의 모습이 나온다. 마치 비행기나 우주선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면서 한장 한장 고도가 달라질때마다 사진을 찍은 것처럼 점점 더 넓은 땅을 보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동네에 죽 늘어서 있는 건물들을 차를 타고 가면서 보는 것처럼 차례로 죽 볼 수 있다. 점점 범위가 커지고 움직이는 것 같은 그림을 잘 보려면 내용은 내용대로, 그림은 그림대로 보는 것이 훨씬 재미있다. 사춘기 적에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겉봉에 '우주 속의 은하계 속의 태양계 속의 지구 속의 아시아 속의 대한민국 속의 서울시....'하며 편지를 쓴 적이 있었다. 집배원 아저씨가 보시면 코웃음을 칠 일이지만 그때는 친구들과 편지 쓰는 재미에 그렇게 쓰곤 했었는데... 내가 누구인지, 내가 속한 세상이 어디인지, 요즘 아이들은 너무 정확하게 아는 것 같아서 좋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하다. 남반구 호주 사람이 그리고 쓴 책답게 편안하고 아름답고 맑은 하늘색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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