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
전경린 지음 / 문학동네 / 199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어느 관계를 불륜이라고 해야 하나 판단이 서질 않았다. 상식적인 주부와 엄마라는 입장에서 보면 법적인 남편인 효경과의 관계가 정상이고 규와의 관계가 불륜이겠지만 한눈에 필이 온다는 말을 믿는 나는 규와의 관계를 불륜이라고 하고 싶지 않았다. 누구나 일생에 단 한번만의 사랑을 하지는 않는다. 뒤늦게 사랑이 찾아 올 수도 있다. 다만 인내심과 책임감이 우선인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억누를 뿐이지 사랑하는 감정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자신의 불륜에 대한 미안함은 말하지 않고 미흔에게 어쩜 니가 그럴 수 있냐고 말하는 효경을 때려주고 싶었다. 지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더니... 나는 미흔이 남편에게 복수하는 차원에서 바람을 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남편은 어쩌다 자신도 모르게 바람을 폈을 지 모르지만 적어도 미흔은 규를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느낌으로 알고 있었으니까... 어차피 효경과의 관계가 끝난 것이라면 모자의 인연은 끊지 말고 가끔이나마 엄마 노릇을 꾸준하게 해주고 미흔이 어서 좋은 사람을 다시 만나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 본다. 그러나 그런 사랑이 또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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