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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 5반 삼총사 - 바다어린이만화
박수동 지음 / 바다출판사 / 2001년 8월
평점 :
절판
내가 어릴 적에 연말연시가 되면 우리 할아버지,할머니는 양말을 여러 켤레 사 놓으시고는 청소부 아저씨, 신문 배달 소년, 우유 배달 소년에게 양말을 선물하시곤 했다. 그 분들이 주로 새벽에 활동을 하시기 때문에 그분들보다 일찍 일어나서 대문 밖에서 들리는 쓰레기통 청소하는 소리, 마당에 신문 떨어지는 소리, 우유를 넣는 소리가 들리기를 기다렸다가 양말 한 켤레라도 전해주던 나의 할아버지,할머니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자란 나는 구정이 되면 야쿠르트 아줌마, 학습지 배달 주부 사원, 아파트 경비 아저씨게 작은 선물을 하는데 요즘은 어찌 된 것이 그런 분들께 고맙다는 마음을 전하는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되어 버렸다. 젊은 사람이 별걸 다 챙긴다는 소리까지 들은 적도 있다. 아이들 친구 엄마들한테는 왕따 당할 뻔 하기도 했다. 그러나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는 누구나 다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분들도 용기가 없어서 못하는 것이지 돈이 없어서 못하는 것은 아닐테니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현이,민이,준이하는 세련된 이름은 안 나오지만, 외제 상품 이야기는 하나도 안 나오지만 사람사는 정은 팍팍 느낄 수 있었다. 진짜 그때는 그랬는데 하는 그리움에 목이 메이기도 한다. 이런 책 요즘 아이들이 읽으면 감동 안 받을수도 있다. 그러나 메마른 정서를 가진 어른들이 읽고 그 때의 그 순수하고 예쁜 마음을 조긍이나마 찾을 수 있다면 좋겠다. 그것이 나의 바램이다. 연말이 되니 그 시절이, 그 사람들이 더욱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