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박완서 지음 / 창비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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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선생님의 작품을 꼭 챙겨서 읽는 나는 새 책이 나온 것에 일단 감사를 드리고 읽었다. 다른 책에서 본 내용도 실려 있어서 구면인 글도 있었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세상 보는 눈이 한결 더 차분해지고 부드러워진 글을 읽으니 참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멋있게 늙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지구상에서 선생님께 허락된 시간도 이제 골인 지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시는 말씀에 마음이 아프기도 하지만 아름다운 끝을 맞으시려고 준비하시는 선생님의 모습을 나도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드님을 만나면 때려주고 싶다고, 때리는 손으로 아들을 느껴보고 싶다고 하신 말씀에는 가슴이 아렸다.

우리 아이가 손가락을 크게 다친 날, 수술을 하고 마취가 풀리느라 아프다고 징징대다가 잠든 아이의 발을 만지면 이만하기가 다행이라고 계속 읆조리던 나의 모습이 생각나기도 했다. 자식 키우는 어미 마음은 다 똑같은 것을... 나의 할아버지, 아버지의 고향이 경기도 개풍군 광덕면인 것에 다시 한번 고마움과 긍지를 느끼게 해준 개성이야기도 참 좋았다. 분단된 지금의 현실에서 개성의 모습을 이렇게 가깝게 느끼게 해 주실 분이 박완서 선생님말고 또 누구있을까 싶다. 앞으로도 한참동안 건강하셔서 로맨스 그레이의 힘을 보여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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