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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꿈
장 자끄 상뻬 지음, 윤정임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처음에 표지만 보았을 때는 장편 만화인 줄 알았다. 선입견을 가지고 첫장을 넘기고 다음 장을 넘기는 이어지는 내용이 아니어서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 처음부터 찬찬히 넘기면서 보니 '군중 속의 고독'이란 말이 생각났다. 이 한 컷짜리 만화들의 전체적인 느낌이 현대인의 외로움이나 고독을 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만 가진 것이 아니라 친구가 가지고 있는 자동응답기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나, 사람이 가득한 백화점에서 서로 알아들을 수 있을까 싶게 동료에게 말을 하는 백화점 직원의 모습도, 결혼식장에 들어가는 순간까지도 다른 사람들에게 '저 여자 어떠냐?'고 묻는 신랑까지.... 그러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기분 좋은 것도 있었다. 무지무지 사람이 많은 오페라 공연장에서 자기 남편의 연주 부분을 정확하게 기억하는 아내의 모습, 아빠의 얼굴이 그려진 깃발을 아침 일찍 올리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는 가족의 모습도 말이다. 전체적인 느낌은 장 자끄 상뻬가 인간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미운 사람도, 고운 사람도 모두 다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말이다.
신문에 나오는 것같은 단순한 한컷짜리 만화를 큼직한 그림으로 보는 것도 새롭다. 우거진 숲 속에서 자신을 잊으면 안된다고 말하는 나약한 여인의 모습이 큰 숲과 작은 여인으로 비교되어서 느낌이 강하게 온다. 짧은 시간에 읽을 수 있지만 생각은 크고 깊게 할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