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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시 반에 멈춘 시계 - 양장 - 문원 아이 시리즈 13
강정규 지음 / 도서출판 문원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어려서 입은 마음의 상처는 커서도 앙금이 남아 있게 마련이다. 더군다나 누명을 썼다거나 도둑으로 몰렸다면 어린 마음에 얼마나 큰 상처가 되겠는가! 나라도 인규의 할머니나 아버지처럼 똥 통을 들어내서라도 아이의 결백함을 증명해 보였을 것이다. 인규는 분명히 잘 자랐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규가 나중에 어떤 사람이 되었는지 나와있지는 않지만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바르고 착한 마음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되었을 것 같다.
쌀 다섯 말 값이나 나가는 시계를 물어주고 눈물 흘리는 엄마, 아이의 마음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 마음 쓰시는 할머니, 아들의 결백을 위해서라면 똥통 바닥까지 보려고 마음 먹은 아버지... 이런 훌륭한 분들 슬하에서 교육받은 인규가 잘못될 확률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모든 교육의 근본은 가정교육이다.
가정 교육이 올바라야 학교 생활도, 사회 생활도 잘 할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암만 큰일이라도 시작한 쪼맨한 거라는 아버지의 산교훈을 들은 인규는 항상 어떤 일을 하기 전에 자기 위주로 생각하기보다는 부모님께 폐가 되지 않는지,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지 않는지 생각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TV에서 가수 양희은씨를 봤는데, 양희은씨는 조금 마음에 안 드는 어린 사람을 보면 '너 이름이 뭐니?'라고 묻는단다. 어느 집 자식이냐고 묻는 말 속에는 행동을 조심시키는 단속의 의미가 들어있는 것이다.
인구가 너무 많아져서 너 어느 집 자식이냐고 묻는 자체가 큰 의미가 없을 지는 몰라도, '에미랑 새끼랑 똑같다'는 욕이 아직까지도 나오는 세상에서 자식 교육 똑바로 시키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남의 시계를 빌려차고 놀러 갔다온 사건 하나가 이렇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니... 세상살이가 참 오묘하고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