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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뿌우의 모험 - 동화로 읽는 동물이야기 3
박경태 지음, 김재홍 그림 / 길벗어린이 / 2002년 2월
평점 :
절판
어려서 읽은 신밧드의 모험에서 무지무지 큰 고래의 등이 육지인 줄 알고 배에서 내려서 불을 피우던 신밧드의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등이 뜨거운 고래가 펄펄 뛰며 물 속으로 들어가자 혼비백산한 신밧드 일생은 죽을 고비를 넘겼었다. 이 책을 읽으며 인간은 정말 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의 몇 백배나 되는 크기로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고래가 언제부터 인간에게 잡혀서 멸종 위기에 처하고, 인간이 보호를 해준다는 선심을 쓸 만큼 약한 존재가 되었는지 마음이 아팠다.
엄마와 무리를 잃은 돌고래 뿌우, 집단 생활을 하는 돌고래인만큼 무리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굉장히 외로워한다. 엄마를 찾으려고 다른 무리의 끝에 합류해서 고래섬으로 가던 뿌우는 상어로부터 어린 돌고래를 보호하려다 부상을 당한다. 그러나 의리를 지킨 보답으로 다른 돌고래 무리의 관심을 받으며 고래섬으로 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고 자신이 먹으려던 아기돌고래를 못 먹게한 원수를 갚으려는 상어를 다시 만나게 되고, 큰 부상을 당한다. 다행히 착한 참고래 부우를 만나서 살아나게 된다. 인간이 개입하지 않아도 인간의 힘이 미치지 않는 자연에서 이렇게 멋지고 힘든 일들이 일어난다는 것이 신기하고 조물주께 감사할 따름이다.
자기의 무리를 찾아서 외롭고 힘든 여행을 하는 돌고래와 참고래의 모습도 아름답고, 의리를 지키는 뿌우와 부우의 모습도 아름답고, 마지막 죽는 순간에는 육지를 그리워한다는 돌고래들의 본성도 아름답게 느껴졌다. 하찮은 인간이 그리 시켜서 하겠는가, 인간의 조정으로 그렇게 하겠는가 말이다. 인간만이 잘났다고 설칠 것이 아니라 자연의 섭리와 이치를 겸허하게 따르는 것이 인간에게도 이로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도 굉장히 멋있고, 이야기도 멋있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이와 함께 읽기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