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베르 삼촌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31
브누아 글 그림, 최내경 옮김 / 마루벌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이다. 조카와 함께 시간을 보내주는 삼촌... 그렇다면 굉장히 다정하고 아이를 사랑하는 삼촌일텐데... 그림 속의 삼촌은 잘 나가는 은행원이나 증권가의 능력있는 투자전문가같은 인상을 준다. 그런데 하는 행동은 또 파격적이다. 해초을 머리에 뒤집어 쓴다든지 아이와 함께 거실에서 축구를 해준다든지 시금치를 손에 들고 시금치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든지 말이다... 성적표는 왜 어항에 넣어 놓았을까? 그리고 빈센트 반 고호가 언제 늑대에게 물려서 귀를 잃었지? 잠자리에 들 때 무서워하는 조카를 위해 정물화의 소재가 되는 것들을 침대에 꼼꼼하게 놓아주고는 건드리지 않겠다고 약속을 받는 것은 또 뭐냐구요? 아뭏든 이해가 되지 않는 삼촌인데 뭔가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화가의 등 뒤에서 화가를 노리고 있는 양복입은 늑대를 보라지.... 달걀 두개를 시간 맞춰 숲으로 가지온 남자를 보라지.... 파티에 면도 크림을 하얗게 묻히고 온 남자를 보라지.... 얼마나 재미있는지.... 만나기 쉽지 않은 이런 독특한 책을 만나게 되어서 정말 기뻤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을 왜 좋아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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