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의 초상
추 티엔 원 지음, 김은정 옮김 / 시유시 / 2001년 12월
평점 :
품절


나는 홍석천씨가 커밍아웃을 하는 것을 보고 이반들에 대해 비난을 하기 전에 이반들을 이해해보고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남의 이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동양 사람이 쓴 책이라 유명한 작가의 눈으로 본 이반들은 어떨지 그것도 궁금했다. 이 책은 동성연애자인 주인공이 같은 동성애자인 친구가 에이즈에 걸려 죽는 것을 보며 지난 일들을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불가항력의 힘으로 그랬는지 본인의 지나친 호기심때문에 시작한 일인지는 모르지만 남과 다른 성문화를 갖고 있는 이들의 외로움, 불안이 잘 나타나 있어서 이반들의 마음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홍석천씨나 하리수씨처럼 메스컴을 타는 유명인들의 남과 다른 모습을 보고 요즘 어린 아들을 가진 부모들은 잘 노는 아이를 쳐다보다가도 혹시 내 아들도 그러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문득 한다고 한다. 남의 일이 내 일이 될지도 모르는 복잡한 세상이니까...

차분하게 써내려간 작가의 박학다식함에 감탄을 하게 되고 동성애자 본인들보다 가족들이 겪는 어려움도 크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남들이 혐오하는 에이즈에 걸린 죽어가는 아들의 침대 곁에서 졸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이 다른 설명 없이도 부모의 아픈 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한때는 불에 이끌리는 나방처럼 맹렬한 욕망이 두려웠고 외로움에 떨었지만 이제는 외로움을 안고 묵묵히 살다가 죽어간다는 주인공의 말이 그들의 외로움과 두려움을 대변해주는 것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