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쩜 우리 평범한 사람들의 명절 지내는 이야기를 이렇게 멋지고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요즘 그림책은 스케일이 크다. 평범하고 소박한 사람들 사는 모습이 오밀조밀 그려져 있어서 재미있다. 차를 타려고 줄 서 있는 사람들의 모습도 재미있다. 고속도로에서 정체된 버스 안에서 그림을 그려주는 털보 아저씨가 작가 본인은 아니신지 온 책을 다 찾아보니 줄 서 있는데도 있고 농악놀이 하는데도 있다. 히치코크 감독처럼 까메오로 출연하셨나... 경지정리가 안 된 시골집 앞의 논 모습도 정겹다. 산 길 옆에 심어 놓은 것은 김장배추일 것이고 묶어서 세워 놓은 볏단이나 키가 껑충 큰 수수(팥인가)의 모습도 가을 정취가 묻어난다. 마지막 장에 집에 잘 도착했다고 전화하는 모습이 우리집의 모습이어서 정겨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