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와 커다란 고양이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6
레인 스미스 글,그림 / 보림 / 1996년 7월
평점 :
절판


나는 책을 읽을 때 꼭 저자의 약력이나 머릿말을 읽고 나서 본문을 읽는 편이다. 그런데 창작 동화 그림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말이 없는 경우도 많아서 그냥 지나치게 된다. 이 책도 그냥 읽었는데 좀 당황했다. 무슨 의미인지 뜻인지 감이 안 오는 것이었다.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펴고 아이의 마음으로 상상을 해야 하는데 잘 안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시 앞으로 가서 저자의 말을 찾아 보니 있었다. 저자는 잠자는 고양이를 보며 저 녀석은 무슨 꿈을 꿀까 생각하다가 고양이의 놀이터, 강아지의 놀이터를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했다. 그렇다. 고양이든지 강아지든지 아이든지 놀이터에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있고 그 곳에 가고 싶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저자의 말을 읽고 다시 한 번 읽어 보니 그림이 눈에 들어오게 되었다. 고양이의 놀이터에는 우유연못이 있고 강아지에게는 뼈다귀 동산이 최고의 놀이터이겠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초록 들판에서는 뱀이 놀고, 들쥐 구멍에서는 들쥐가 놀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 부분에 외롭게 뒷모습을 보이고 귀뚜라미 시내에 앉아 있는 꼬마의 모습이 나오는데 꼬마라기 보다는 주인공의 아빠같다는 생각도 들고 작가 자신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귀뚜라미는 쓸쓸한 가을을 생각나게 하니 아빠가 자신의 지나온 인생을 강물을 보며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아빠는 그게 쉬는 것일 수도 있으니... 그림도 진짜 꼬마가 아니라 어른이다, 진짜로!

그림이 좀 어두운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꿈의 세계를 여행하는 것이니 어두운 것도 이해가 되고, 낙서 놀이 숲에서 나무에 낙서하는 아이와 꼬마의 모습은 재미있다. 고양이가 나무를 긁어서 나무결이 벗어진 모습도 재미있다. 은하수에서 노는 모습에서는 은하수가 밀키웨이니 고양이가 병속에서 쏟아져 나온 우유=은하수를 먹는 장면도 독특하다.
어른의 눈으로 창작 그림책을 보다보면 따지느라 재미가 없기도 하지만 어쩌랴, 학교다닐 때 시를 음미하기보다는 문법 외우느라 바빴던 세대인것을... 그래서 일부러라도 창작 그림책을 많이 읽는다. 말라버린 감수성을 회복하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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