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인적으로 이상문학상 수상작품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항상 껄끄럽고 짜증이 날 때가 더 많다. 너무 문학적이고 철학적인 분들이 쓰신 작품이어서 그런지 답답하고 우울하고 무겁고 침울하다. 이상의 이름을 걸고 주는 상이기 때문에 약간은 난해하고 어려워야만 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이상문학상 수상작이 발표되면 꼭 읽는 이유는 25회까지 한 권도 빼놓지 않고 읽었기에 이번에도 안 읽을 수 없다는 내 고집이고 버릇이다.이번 수상작 뱀장어 스튜는 피카소의 '자끌린이 만드는 뱀장어 스튜'를 보고 위대한 화가의 화려한 인생과 여성 편력에 비해 인생의 황혼기에 인생이란 화려하지도 않고 장엄하지도 않으며 뱀장어의 몸부림과 같은 격정을 조용히 끓여 내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은 한 여인의 이야기이다.그 여인은 뱀장어의 마지막 몸부림처럼 결혼 전에 사귀던 남자의 아이를 가졌으나 그 남자가 가정에 정착할 마음이 없는 것을 알고 자기 맘대로 그 아이를 낳고 버려서 그 아이가 유럽에 입양되게 하고 자신은 남편과의 가정에 안주하지 못하고 몇 년에 한번씩 주기적으로 옛 애인을 찾으나 이번에도 역시 그 남자가 자기에게 안주하지 않을 것을 알고는 남편에게 돌아가는 이기적인 여자의 이야기이다. 물론 우리의 현실에서도 이런 여자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아마 대부분의 여자들은 남편이 결혼 전의 자신의 과거를 이해해주고 감싸주었다면 현재의 남편에게 더 충실하려고 하지 이 여자처럼 양다리를 걸치지는 않으리는 생각이 들며 아무리 소설 속에 나오는 여자지만 공감할 수는 없었다.왜 요즘은 배우고 똑똑한 사람들이 불륜이나 몰상식한 일에 더 앞장을 서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언젠가 이상문학상 수상에 대해 실랄하게 비판한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앞으로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도 상을 받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