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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명품이 좋다
나카무라 우사기 지음, 안수경 옮김 / 사과나무 / 2002년 2월
평점 :
품절
얼마전 대형마트에서 아이가 귤을 사달라고 졸라서 큰 맘을 먹고 사준 일이 있다. 귤철이 다 지나간 4월의 봄이기에 비싸리라는 생각은 했지만 4개에 3천원을 주고 사면서 이 귤은 냉동귤이 아니냐고 직원에게 물었더니 이 것은 귤이 아니라 진지향이라는 것인데 귤보다 비싸고 맛있는 것이라고 설명을 하는 것이었다. 어쨋든 귤 아니냐는 나의 말에 직원은 내가 무식하다는 듯이 귤이 아니고 진지향이라고 하며 한라봉이 제일 좋고 그 다음이 진지향이고 귤은 그 다음으로 친다고 하는 것이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아이 고집 때문에 사서 먹이긴 했지만 귤이나 진지향이나 한라봉이나 그것이 그것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에 씁쓸하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 요즘 유행하는 명품족의 명품 예찬론이겠거니 그렇지만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책을 읽어 보는 것도 좋겠거니 싶어서 읽었다. 그런데 내 생각과는 달리 저자는 명품을 좋아하면서도 명품의 단점이나 명품만을 선호하는 것에 대한 문제점을 정확히 지적하고 있어서 재미있었다. 글 중 작가의 말처럼 명품이란 것이 종교와 같아서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라는 것을 공감할 수 있었다. 다만 저자가 본인의 나쁜 낭비벽, 소비습관을 알면서도 고치지 못하는 것이 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쇼핑을 많이 해 본 사람만이 좋은 물건을 잘 알아보는 법이니까. 심심한 일요일 오전에 정말 재미있고 가볍게 읽은 즐거운 책이라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