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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에 내리는 눈 1
데이빗 구터슨 지음, 노혜숙 옮김 / 문예마당 / 2000년 1월
평점 :
품절
요즘 나오는 책들을 보면 굳이 미국사람이 쓴 책인지 다른 외국 사람이 쓴 책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중국이나 일본이나 한국같은 경우는 각기 고유한 문화가 있어서 사람들의 이름이나 지명에서부터 구분이 확실하나 서양의 경우는 거기가 거기고 이름도 거의 비슷한 경우가 많다. 러시아나 좀 다를까. 어린 시절 마크 트웨인의 책처럼 미국의 고유 지명이 드러나는 책을 읽은 적도 있지만 이 책은 정말 미국의 분위기랄까 미국 사람들의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게다가 2차대전 당시 미국에 살던 일본 사람들의 처지가 어떠했는지 보여주고 있어서 굉장히 새로운 사실을 접하게 되었다. 관련서적을 찾아보고 싶을 만큼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첫사랑은 본인들의 의지보다 주변환경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 책 역시 첫사랑의 연인이 일본인과 미국인이라는 이유로 시대적인 흐름에 의해 헤어지게 되는 이야기로 시작을 해서 끝에는 첫사랑 여인의 행복을 위해 그 여인의 남편을 구원해 주는 역할을 하게 되면서 첫사랑의 상처를 극복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전체적인 구조가 추리소설처럼 의문의 살인사건이 풀리게 되는 구조로 되어 있는데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차분하고 섬세하게 그려져 있어서 책의 제목처럼 소답스럽게 내리는 눈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분위기이다. 강렬하고 자극적인 미국문화속에 이렇게 아름다운 은은하고 섬세한 문학작품이 있다는 것이 새삼 놀라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