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도 너무 길다 - 하이쿠 시 모음집
류시화 옮겨엮음 / 이레 / 2000년 3월
평점 :
절판


언젠가 신문의 신간 소개 코너에서 이 책의 제목을 본 기억이 있었다. 한줄도 너무 길다라는 제목에서 한 줄안에 모든 것을 다 표현한다는 뜻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흥미가 있었으나 잊어 버리고 있었다.

그리고 서점에서 이 책을 다시 보았을 때 선택하기가 쉬었다. 쉽게 읽을 것 같았으나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한 줄에 모든 것을 다 표현했다기 보다 할 말을 다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읽은 뒤에 내 생각이 더 많았다. 한 줄로 압축해 놓았지만 그 뒤의 심오한 뜻은 더 깊었던 것이다.

나비 한 마리 절의 종에 내려앉아 졸고 있다

이 한 줄을 읽는 순간, 종이 울리면 나비가 놀랄 텐데, 왜 거기 앉았을까, 고요하다, 봄인가 보구나 등등 왜 이렇게 생각할 것이 많은지 책장이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일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좋은 시를 많이 접해 볼 수 있으니까 말이다. 다만 이 책을 읽고 마음이 아픈 것이 있다면 이싸를 비롯한 하이쿠 시인들이 행복에 겨워 노래를 불렀다기 보다는 쓰라린 절대고독을 노래한 시들이 많아서 그들 인생의 아픔이 느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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