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가 건너간 다리는 우리가 지나온 길보다 길다
주선 지음 / 홍진북스(중명출판사) / 2001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으며 생각이 나는 시가 있었다. 천양희님의 '한마디'라는 시 중에서

내가 어린아이였을 때 어머니는 내게
'사람이 되어야지'란 말씀을 제일 많이 하셨다
...... 중략 ......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어머니는 내게
'알아서 해야지'란 말씀을 제일 많이 하셨다
....... 중략 ......

어머니 보시기에 내가 과연 사람이 되었을까
어머니 보시기에 내가 과연 알아서 하고 있을까

이 시에서처럼 내가 어렸을 때는 친구와 싸웠을 때나 학교에서 어려운 일이 있을때면 항상 어른들의 말씀을 듣고 내가 나아가야 할 길과 내가 취해야 할 행동을 결정하곤 했었다. 그러나 막상 어른이 되고 내가 내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할 나이가 되니 어디다 마땅히 하소연하고 상의하고 누가 나를 좀 꾸짖어 주었으면 할 때가 있어도 그럴만한 사람도 없었다.

이 책은 나에게 하지 말아야 할 행동과, 왜 내 감정대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살아서는 안되는지를 자상하게 가르쳐주고 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이 책의 저자도 속상하고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을 많이 겪으셨는지, 한 줄 한 줄 가슴에 와 닿게 설명을 해주고 나를 달래주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친절하게도 상대방이 나를 공격할 때 방어할 수 있는 말도 가르쳐 주고 있는데, [너의 부모님은 도대체 네 교육을 어떻게 시킨 거냐?]라는 말에 [난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서 자랐어]나 [우리 부모님은 무례한 사람과는 상종도 하지 말라고 가르치셨지!]라고 반격하라고 한다.

지금까지 살아 오는 동안 이런 말을 딱 한번 들어본 일이 있는 나는 이 글을 읽으며 슬며시 웃지 않을 수 없었다.(시댁 식구한테 들었다...)

외국에서 들어온 처세술에 관한 책도 많지만 , 이 책은 그런대로 재미있고, 특히 화병이 날 정도로 참고 살아 온 인생의 선배들(여우)의 예를 읽으며 배울 점도 많았고 내 마음을 가다듬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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