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 한건수 교수님이 미국유학중 박사논문을 준비하느라 1996년부터 1년간 나이지리아 남서부의 오케익보 지역에서 현장 조사를 했다. 연구를 원활히 진행하려면 먼저 지역 추장회의에 참석해 논문 주제를 설명하고 허가를 받아야 했다. 추장들은 이방인을 따뜻하게 환영했고, 자유롭게 조사하도록 허가해 주었다. 그런데 이방인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분위기가 묘하게 돌아갔다. 한 원로 추장이

"우리의 추장회의는 한국 국회와 다르다"고 말했다. "의견이 달라 때로는 심하게 논쟁도 하지만 몸싸움만은 절대 하지 않는다"면서 한국 국회의 몸싸움 장면을 과장해 섞어 흉내냈다. CNN 뉴스에서 보았다고 했다. 다른 추장들은 박장대소를 하며 그 모습을 구경하더라는 것이다.

 

** 이상은 2007년 3월 30일자 중앙일보에 실린 노재현 논설위원의 글입니다. 얼마 전 TV에서도 대전 서구 국회의원 박병석 의원이 한나라당 의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어떤 장면에서는 여성 국회의원 분들이 몸싸움으로 인해 생긴 상처를 보여주며 싸움을 하더군요.

그 장면을 본다면 나이지리아의 추장들은 또 어떤 말을 했을까 궁금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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