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수장이란 책이 있더군요. 충남 예산쪽에서 불리던 전래동요를 책으로 엮었답니다.

오늘 독서논술반 수업에서 이 책이 교재로 나왔습니다. 선생님께서 이 책을 소개해주시고 이 책을 보고 어떤 발문을 만들어 볼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하시는 수업이었는데,  이 책을 보니 어떤 느낌이 드냐고 질문을 하셨습니다.

대답들이 없자 저를 지목하셔서 제가 대답을 했습니다.

"사윗감을 찾은 쥐"와 함께 보여주고 싶다구요. 제 느낌을 말하는 것이니까 상관은 없었지만 선생님이 원하시는 대답은 발문을 유도할 수 있는 대답, 즉, 직업, 아버지, 예술등이었습니다.

그런데요, 솔직히 저는 이 책을 보면서 직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가 하는 일이 좋아보이지 않아서 석수장이말고 다른 직업을 가지려고 했던 아들이 결국은 석수장이가 되겠다고 대답을 해버린 상황인데요,  이 책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직업을 말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요근래 부모의 직업을 계승하도록 하면 실업률도 줄어들고, 직업을 갖기 위해서 온갖 자격증을 따는 문제도 없어질수 있다고 말하는 신문 칼럼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근데요, 부모가 좋은 직업을 가진 아이들에게는 무난한 이야기가 되겠지만 부모님의 직업을 안쓰럽게 생각하고 좋지 않게 생각하는 아이가 있다면 이런 책을 통해 부모님의 직업을 대물림하는게 좋게 느껴질까요?

우리들 부모도 흔히 말합니다. "너는 나처럼 살지 말아라, 너는 나같은 직업 갖지 말고 훌륭하고 돈 많이 버는 직업을 가지라"고 말입니다.

이 석수쟁이 책을 교재로 직업에 관한 수업을 했을 때 상처받는 아이도 있을 수 있고 반감을 갖는 아이도 있을 수 있기에 저는 이 책을 가지고 직업에 관한 발문을 하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무척 짧은 시간이라 제 생각을 정확하게 선생님께 전달할 수는 없었지만 후회는 안 합니다. 제 생각이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거든요.

오늘 선생님 덕분에 좋은 책 한 권도 읽고 배우고, 제 머리가 순간적으로 팽팽 도는 것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여러분이 제 글을 읽어주신 것도 기쁘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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