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펭귄의 고향은 춥디 추운 남극의 얼음 위입니다. 황제 펭귄은 눈보라를 피할 곳 하나 없는 얼음 위에서 아기를 키웁니다.
춥고 어두운 겨울로 접어드는 5월이 되면 엄마 펭귄은 알을 하나 낳고는 태어날 아기한테 줄 먹이를 구하러 머나먼 바다로 나간답니다.
알을 품는 건 아빠의 몫이라고 하네요. 발 위에 알을 올려 놓고 가만히 서서 뱃살로 알을 품어준다고 합니다. 마침내 알이 깨어날 무렵 엄마 펭귄은 먹이를 가득 삼키고 돌아온답니다.
엄마 펭귄의 발 위로 아기 팽귄이 옮겨지고 나면 아빠는 꼬르륵꼬르륵 소리가 나는 배를 가지고 부지런히 먹이를 구하러 나간다고 합니다.
알을 낳기 위해 황제 펭귄들이 모여 있는 곳은 남극의 얼음 위이기 때문에 아빠 펭귄은 몇 날 며칠이 걸려 겨우 바다에 도착한답니다.
가는 길에 범고래나 바다표범을 만나면 생명에 위협을 느끼기도 한다고 합니다. 엄마, 아빠 펭귄은 교대로 먹이를 부지런히 날라 아기 펭귄을 키운다고 합니다.
무시무시한 눈보라가 몰아쳐도 황제 펭귄들은 서로가 서로를 울타리 삼아 눈보라를 맞을 뿐 눈보라를 피할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며칠씩 계속 되는 눈보라 속에 얼어 죽는 아기 펭귄들도 있다고 합니다.
아기 펭귄의 복슬복슬한 털이 빠지면서 어른 털로 바뀔 때면 얼음이 녹는 계절이 온답니다.
얼음이 녹아서 먹이가 풍부한 바다도 가까워졌습니다. 이제 아기 펭귄은 혼자서도 먹이를 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엄마, 아빠 펭귄은 새끼를 훌륭하게 키워 독립시키고 다시 새로운 새끼를 기른다고 합니다.

저는 황제 펭귄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처음에는 참 답답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날씨도 좋고 따닷하고 먹이도 많을 때 새끼를 낳아서 기르면 좀 좋을까? 어쩌자고 추운 때에 새끼를 낳아서 먹이도 제대로 못 먹고, 꼼짝도 못하고 발 위에 새끼를 놓아서 기를까? 눈보라를 피할 곳도, 피할 방법을 만들 재주도 없으면 좀 편한 시절에 새끼를 낳지 참 못났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황제 펭귄의 자식 사랑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문제는 알을 낳는 시기가 아니라 새끼 펭귄들이 독립할 시기라는 것이지요. 엄마, 아빠가 온갖 고생을 무릅쓰고 키운 새끼가 독립할 때에는 날씨도 좋고, 먹을 것도 많아서 새끼들이 독립하기에 딱 좋을 때라는 것이지요. 자식을 위해서 부모가 고생을 하는 것이지요. 대대손손으로 말입니다.
어찌 보면 사람보다 더 제 새끼를 위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내가 힘들고 배고파도 내 새끼가 독립할 시기에는 꽃 피고 새 우는 때라는 거지요. 정말 대단한 자식 사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가끔은 사람이 동물들에게 지혜를 배우고, 사랑을 배우니 사람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부르는 것이 자만은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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