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권의 책도 얼마나 재밌게 봤는지... 울 아이들은 연거푸 한번 더! 한번 더!를 외치며 읽어달라고 했었던 작품!
그런 서현 작가의 세 번째 작품이 나왔다니 정말 반가웠다.
서현 작가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잘 알고 공감하고 치유하는 그림책을 많이 선보였다.
딱 어린이들 눈높이에 딱 맞게 그리고 참으로 유쾌하게 간결한 만화 느낌의 그림체로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게 그리고 강렬하게 표현해 왔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강렬한 노! 란! 색!으로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번 [간질간질]이라는 책도 머리카락 한 올로 출발한 상상력과 아이디어로 아이들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간단한 그림인 듯한데 빠져드는 감각적인 캐릭터, 왠지 모르게 들썩거리게 되는 몸짓과 소리, 저절로 오! 예! 하고 어깨춤이 추어진다. '나'들이 웃고 있는 모습은 저절로 웃음을 띠게 하고 마치 우리가 어릴 때 보던 '머털도사'가 생각나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홍길동'도 생각나며 추억에 잠길 수 있어서 아이들과 읽는 책인데도 다른 의미를 찾을 수 있어 좋았다. 사실 우린 청소라는 집안일을 하다 보면 머리카락은 치워야 할 골치일 뿐이라 그런가 바닥의 머리카락이 청소기에 빨려 들어갈 때는 나도 모르게 시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린이 동화인 만큼 거기에 집중해야 해서 잠시 고개를 절래절래했다는....^^어린이들의 마음을 매미와 유쾌, 상쾌한 내용으로 전달하면서 나는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카타르시스까지! 누군가에게는 떨어진 머리카락이 지저분하고 자칫 음식에 들어가 있다면 혐오감을 주기도 하지만 오예~[간질간질]은 머리카락 한올이 주는 작가의 상상력에 몸을 들썩이게 하고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며 끝에는 시원하게 하는 책이다. 책을 읽다 보면 찾을 수 있는 많은 '나'들 사이의 '나'찾기도 쏠쏠한 재미를 선사한다. 앞 전지에 있는 등장인물들이 책 뒤쪽의 전지에는 또 다른 표정으로 변하여 있는 것을 확인하는 것도 재미있다. 글 밥이 많이 없기 때문에 단순히 글을 읽기보다는 그림을 읽으면서 책장을 넘기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나보다 큰 엄마, 아빠, 누나보다 더 커지는 상상을 하며 머리카락으로 '나'의 수도 늘리는 모습이 신통방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