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물고기
J.M.G. 르 클레지오 지음, 최수철 옮김 / 문학동네 / 199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황금 물고기>는 르 클레지오의 작품 중에 최초로 읽어본 작품이다. 아는 분이 선물해 준 책이었는데, 그분은 르 클레지오의 열렬한 팬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소설을 읽은 후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거나 매력적이라거나 하는 느낌은 없었다. 단지 좀 특이한 여성에 관한 성장소설이라는 것 외에는 말이다. 그 특이함 또한 주인공의 자의식이 풍부하고 자유로우며 편견이 없는 전형적인 프랑스적 사고에 따른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이다. 주인공이 검은 피부의 여성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침묵'이라는 산문집을 읽고 감동을 받은 후, 다시 읽어보니 분명히 작가의 문장에서 이 여성에 대한 섬세한 묘사와 감수성이 느껴졌다. 르 클레지오의 문장은 포도가 영그는 뜨거운 프랑스의 하늘의 강렬한 햇살처럼 선명하며, 포도주처럼 진한 향기가 있다. '침묵'이라는 산문집을 읽고 작가의 끝도 없는 사색의 공간이 얼마나 깊고 아름다운지 이미 확인을 했었다.

<황금 물고기>는 한 여성의 자의식을 따라가면서 쓰여진 소설이다. 여성의 시선이 성장하면서 더욱 아름다워지고, 결국 '황금 물고기'라는 제목을 붙일 만큼 성숙해가는 모습을 아름다운 문체로 그려나가고 있다. 마음을 회화로 표현하는 듯한 서술방식은 르 클레지오만의 특색이 아닐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