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저녁은 두 번 오지 않는다 - 물길시선 1
이면우 지음 / 북갤럽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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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무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를 읽고 느꼈던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현대시의 독자로써 이만큼 '가난'이 높고 맑은 경지에서 순화된 모습을 띈다는 것은 경탄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 옛 사람들의 시가 아름다웠던 것은 그들의 삶과 시가 일치했기 때문이다. 사람과 시가 조화롭다는 것만큼 대단한 일이 있을까? 기교를 숨기고 소박하고 반듯한 정신을 앞세운 이면우 시인의 시는 언제 읽어도 아름답다.

'가난'을 말하면서도 늘 '감사'와 '행복'이 가득하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면우의 시는 그 길의 중앙에 서 있다. 이 시집은 <아무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보다 더 서정적이다. 그 원인은 아무래도 자연 속에 자신의 삶을 투영시켰기 때문이 아닐까? 이면우 시인은 가난한 삶에 대해 노여워하거나 분노하지 않으며, 자연의 생물들이 삶에 순응하듯이 곧고 반듯한 정신을 가다듬는다.

시집 열권이 팔려 겨우 4, 5천원짜리 밥 한끼 사먹을까 말까인데, 이 고운 시편들을 읽으며 내가 느끼는 감동과 부끄러움은 값을 따질 수 있을까? 한 가정의 가장으로써 그는 가족들을'나만 믿는 입들', '나만 좇는 따스한 눈빛' 이라고 어여쁘게 표현한다. 그 마음가짐이 어찌나 눈물겨운지 내 마음까지 따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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