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제목 그대로 인간이 만들어낸 성 관련 발명품에 관한 이야기이다. 피임도구, 자위 방지 도구, 브래지어, 정조대 등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그림과 함께 사실적인 정보를 제공해 준다. 만약 성문화적인 측면의 내용을 기대한다면 다른 책을 선택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이 책은 정보제공의 측면 이상의 역할은 하지 못한다. 시대별로 인식이 변화함에 따라 기구들도 변화하는 모습을 살펴볼 수는 있다. 지금 보면 어처구니 없는 자위 방지 도구는 정말 살인적인 무기에 가깝다. 자위를 죄악시하는 청교도적인 사고방식에 의해 멀쩡하고 정상적인 남성들이 정신병자로 몰렸다는 사실을 상기해보면 '마녀사냥'보다 더한 시대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이를 낳는 기계라 불려도 과언이 아닐만큼...예전에 우리 어머니들도 십 수년을 애를 낳고 키우는 것에 평생을 보낸 적이 있다. 서양이라고 해서 별 다른 모습은 아닌 것 같다. 과거의 모든 발명이 현재의 기본이 되니까 말이다. 하지만 서양여성들이 사용했다는 무수한 피임기구 또한 정교하게 만들어진 갑옷이나 쇳덩어리의 느낌밖에 들지 않으니...참 무서운 일이다. 신체에 상처가 나거나 불임에 영향을 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심지어 여성의 몸안에 넣는 페서리 중에서는 강간이나 성폭행을 방지하기위해 날카로운 칼 같은 것을 달아 남성의 성기를 자를 수 있도록 한 것도 있었다고 한다. 사실적인 기록에 의거한 성 관련 도구의 발전과 상세한 그림을 통해 현대의 성과학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하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