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하는 요리사
뤽 랑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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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하는 요리사'를 읽고 나서, 작가가 하려는 말이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해 봤다. 하지만...알 수 없었다. 백민석의 '목화밭살인사건'과 비슷한 내용이지만, 테크닉적인 면에서는 더 뛰어나다. 주인공의 사고방식은 어딘가 인간적인 면이 결핍되어 있다. 그래서 더 두려운 존재이다. 도덕이나 양심적인 측면이 결여되어 있다고 해야 하나...아니면 자기 자신을 너무 믿는 것이 문제인가...정확히 판단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그는 기계적인 냄새가 난다.

타인에게 고통을 주면서 그 사람들을 지배하는 쾌감을 느낀다던지...자기 나름의 잣대로 사람을 죽이면서도 죄책감도 없다. 그리고 계산적인 측면도 강해서....교도소 폭동이 잘 보이는 집을 공개해 돈을 벌기도 한다. 세익스피어의 작품을 읽는 것을 보면 무식한 사람도 아니면서 뭔가 비정상적인 면모를 보인다.

현대인들을 보면, 어떤 측면으로 상대방을 전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삐뚤어진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 물론 심하지만 않으면 상관은 없지만, 누구에게나 그런 면이 하나씩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타인을 파괴하거나, 장악하면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찾는 것만큼 모순되는 일이 있을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는 이해하기가 힘들지만...대충 현대인들의 이런 모순성을 그려내고자 한 것 같다.

하지만 소재의 괴팍성이라든지, 낯설음...그리고 인물의 괴이함은 이런 주제를 돋보이게 한다기 보다, 오히려 주제 외의 다른 부분들에 더 초점을 맞추게 만든다. 그래서 다 읽고 나면, 왠지 씁쓸하고 미묘한 기분이 되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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