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김기덕 감독, 김영민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문화수준이 높은 독일인들이 가장 먼저 이 영화에 제작단계부터 관심을 보였고 많은 찬사를 보냈다.
그 힘을 받아, 미국에서도 한국영화 미국시장진출사상 처음으로 아낌없는 사랑을 받았다 -- 그렇게도 문화수준이 낮고, 예술영화를 볼 줄 모르기로 소문난 미국인들한테도 말이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이 영화만을 두고 볼때, 한국영화인들의 훌륭한 영화를 알아보는 눈이 미국인들 수준보다도 못하다는 결론에 다다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2003년 광주영화제 개막작으로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이 선정되었던 점과 같은해 부산영화제에서 상영한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그때 당시에도 외국, 유럽에서 먼저 알아줘야 한국에서 콧방귀라도 꾸는 현실이 참으로 가슴 아팠다.

아무튼, 위의 DVD를 빌려보려거나 구매하려는 분들을 위해 영화에 대해 짧게 말한다면, 한마디로
이 영화를 적극 추천한다는 것이다. 잔잔히 흐르는 불교적 색채는 아름다운 자연풍경에 녹아 없어진다. 
즉, 약간의 종교적인 암시와 불교 배경은 불교 가르침을 전달하려는 포교의 목적이 아니다. 특정한 종교에 빠지는 것으로부터 자유롭다. 

종교의 인위적인 교훈과 말씀을 무시하면 거부감이 전혀 없을 것이다. 

오로지 자기 인생을 뒤돌아보고 앞으로 남은 생을 내다보고 설계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애인 박경림의 미국남자 친구도 이 영화에 나오는 산사 풍경을 보고 첫눈에 반해서 한국에 왔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념과 세속적인 갈등을 모두 버리고, 그저 한 인간으로서 이 아름다운 땅, 한국 강산에 잠깐 머물다 간다고 생각하면, 생명의 고마움, 인간의 연약함, 인생의 부질없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극히 감정적인 일에 짧은 인생을 낭비할 시간이, 여유가 없어질 것이다.

이 세상에서 우리가 인간관계 때문에 받은 상처를 105분간의 고요함 속에서 조금이나마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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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소녀 2005-12-10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유독 한국에서는 이런 영화들이 무시되고 있죠. 예술영화들이나 한국에서 일부 비주류의 영화들(동성애라든가 하위문화등에 대한 영화들)도 마찬가지구요.
극장에 올라와도 얼마안가 내려버리고.. 아예 개봉을 안하는 영화도 수두룩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