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를 위한 7가지 행복 씨앗 - 여자아이 편
나카노 히데미 지음, 이지현 옮김 / 창심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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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강요하지 말아달라는 어떤 웹툰을 보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자식의 행복을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행복하지 않은 자신의 처지를 더욱 더 비참하고 부담스럽게 만들다니 나는 어디에 나침반을 두고 봄이를 키워야 할까. 인터넷의 발달은 정보의 방대함이라는 장점과 단점이 모두 있다. 그래서 펄럭이는 귀로 인해 붕 뜨지 않게 발에 중심추를 매달 필요가 있다. 공부의 필요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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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페미니즘, 페미니스트가 뜨거운 감자다. 여자로서 딸을 둔 엄마로서 얼마간 관심을 두고 있지만 이해할 수 없는 극단적인 글이나 태도들이 눈에 띄여 걱정이 많다. 이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많으나 잠시 넣어두고 책에 관련된 생각만 정리해 보고자 한다. 어쨌든 이 책은 페미니즘에 관한 책은 아니다. 딸을 어떻게 키워야지 행복할까, 가 요지다. 읽다보니 항간의 떠도는 페미니스트의 말과 부합 혹은 대치되거나 너무나도 행복을 ‘강조’하는 듯한 내용이 있어 넌지시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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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어떠한지 모르겠으나 일본인이 저자인 이 책을 보면 우리나라와 비견할 듯 하다. 저자는 여자로 행복하기 위해 경제적 자립을 무척 중요시 여긴다. 그래서 고학력자가 되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전문직이고 온전히 삶을 통제할 수 있다고 해서 모두가 다 행복할까? 나 역시 경제적 자립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모든 여성이 고학력에 전문직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운신의 폭은 넓어질 수 있으나 이게 곧 행복의 길이라고는 단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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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변화하는 가치관과 사회 속에서 딸을 어떻게 키워야할지 몰라 이 책의 내용이 궁금했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고개를 갸우뚱 했던 부분이 꽤 많았다. 여자로서의 상냥함과 따스함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건 여자가 아닌 사람으로서의 미덕이 아닐까 싶다. 여자는 이러이러하다, 남자는 이러이러하다는 통념을 경계하라면서 왜 이런 구절을 썼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뒤에서는 애교를 부리지 말라고 하는데 다정하고 상냥한 말이 누군가에는 애교로 보일 수 있지 않나 싶었다. 책은 또한 엄마가 같은 여성으로서 모범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무척 마음에 와 닿는 글이긴 하다. 하지만 그 뒤에 하지말아야 하는 행동이나 말의 예가 너무 많아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 예를 들면 ‘부모가 여자다운 걸 싫어하거나 반대로 필요이상으로 여자답길 바라거나’ ‘부모가 자녀를 너무 감싸거나 혹은 아예 감싸지 않거나’ 하지 말라는 식이다. 책의 내용을 그대로 따르자면 나는 그대로 돌처럼 굳어 아무 말과 행동도 못할 듯 싶다. 반드시 행복해지는 씨앗을 심는 방법 중 부모가 동물을 진심으로 사랑하라는 것도 무척 뜬금없었다. 자신 보다 약한 것들을 존중하고 아끼라는 의도 같은데 너무 단편적이었다. 또한 자신의 성공한 상담사례를 열거한 것도 모르는 사람 유리장에 있는 트로피를 쳐다보는 것 마냥 와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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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답은 얻지 못하고 의문과 성찰과 불평불만만 생겼다. 이게 독서의 좋은 점이다. 하고 싶은 말은 너무나도 많았는데 현실육아에 치여 글이 짧을 수 밖에 없어 아쉽다. 나와 다르게 읽은 분들도 많으리라 본다. 나는 봄이가 삶의 작은 즐거움과 성취를 아는 사람이었으면 싶다. 그러기 위해 우리 부부는 부단히 공부하고 노력하겠지만 봄이 성에 차지 않을 수도 있다. 또 네가 행복하길 바라는 우리의 마음이 부담이라면 됐다. 이것만 기억해 주길. 우리는 그대로의 널 사랑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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