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보겠습니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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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황정은 의 <계속해보겠습니다>를 읽고 쓰는 독후감.



1-1. 책의 모든 쪽에서 느껴지는 어떤 감정이 있다. ‘슬픔’보다는 둔하고 ‘절망’보다는 작은데 ‘무력감’이라기엔 <계속해보겠단다>. 적확한 단어가 없으니 마음이 아린 이유를 설명할 길이 없어 줄곧 생각하다 비감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그래, <비감>이구나. 행간을 뒤덮고도 줄줄 흐르는 비감 덕에 책장을 넘길 때마다 가슴이 가쁘게 뛰었다. 슬픔에 진하게 반응하는 심장 덕이다.

1-2. 책 속의 거의 모든 인물들은 한없이 침잠하는 동시에 심장만은 자그자그 뛰고 있다. 나는 별것 없는 한 문장 한 문장에 오래도록 매이고, 종내 눈물이 맺히기도 했다.
재작년 십일월에 이 책을 처음 읽었는데, 그때는 읽을 때마다 심정이 갑갑해지는 데다 서사의 시점이 훅 바뀌는 것이 쉽지 않은 책이라고 생각해서 별점을 짜게 줬다. 지금에 와서야 좀더 얹어 본다. 책에서는 가슴이 미어진다는 말을 “여러 개의 매듭이 묶이는 느낌”이라 말한다. 책을 덮어도 가슴이 묶이는 기분이 드니 제목의 의미를 여러 차례 곱씹을 수밖에.

1-3.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끄트머리를 조금 덜어내었다면 나의 숨통이 그나마 트이지 않았을까 싶다. 이 소설을 두고 노란 장판 감성을 가졌다는 평을 읽었는데 이상하게 공감이 되는 것은 그 때문인 듯하다.


2. 지금 나의 상황 때문인지 내용과는 완전하게 별개로 소설의 인물들이 대체 어느 회사에 다니고 어디에 가게를 냈으며 어떻게 취직했을지가 궁금하다...... .


3. 1.을 빌려 이야기하자면 이 소설은 침잠하지만 심장이 자그자그 뛰는 사람들의 뒤꽁무니를 좇아 계속해보겠다고, 작고 엷은 삶이라도 이어보겠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요 며칠의 나는 이 책에서 그런 희원을 찾을 수가 없다. 찾고 싶지 않다. 심장이 자그자그 뛰면 뭘 해, 침잠하는 삶들에.라는 생각이 자꾸 드는 나 자신에게 절망적이다. 객관적인 독서를 하고 싶은데 삶은 실전이어서 잘 안 되는군.

인셍 몰까.¿

계속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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