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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부터 나일까? 언제부터 나일까? - 생명과학과 자아 탐색 발견의 첫걸음 4
이고은 지음 / 창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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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 거야!
-<세포부터 나일까? 언제부터 나일까?>(이고은 저, 창비) 을 읽고-

<세포부터 나일까? 언제부터 나일까?>는 '생명과학과 자아 탐색'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제목과 부제는 이 책의 저자 이고은 작가의 정체성을 잘 보여준다. 저자는 생물교육학을 전공하고 현재 중고등학교의 생물교사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사춘기에 들어선 아이들이 겪는 혼란과 고민, 호기심을 저자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생물학적 지식을 이용해 생명과학의 관점에서 흥미있는 철학적 질문으로 만들어, 과학적 관점에서 나와 우리와 세상을 탐구해 가는 과정을 조곤조곤 들려준다. 1부에서는 나의 탐색, 2부는 우리에 대한 탐색으로 구분했다.

1부 나는 누구일까에는 내 몸의 주인은 누구일까? 언제부터 내가 나일까? 어디까지 바뀌어도 내가 나일까? 나는 몇 살일까? 나는 어디에서 왔을까?라는 다섯 개의 질문을, 2부 우리는 누구일까에는 너와 내가 보는 것이 서로 같을까? 순수하다는 착각, 정상이라는 환상, 우리의 유전자는 이기적일까? 내가 할 수 있는 일, 네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다섯 개의 질문을 던진다.

'내 몸의 주인은 누구일까?'라는 내용은 자기결정권이 의식적인 자유의지에 따른 것인지, 호르몬이나 유전자나, 또는 우리 몸의 세균의 조정에 따른 것인지 문제를 제기한다. 그리고 논란이 되고 있는 각 입장을 생명과학적 지식으로 짚어가며 독자들이 새로운 기준에서 '다르게 생각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것이 이 책의 매력이고 흥미로운 점이다. 보통 이런 주제와 관련해 각 입장의 근거를 살펴보면 추상적이고 보편적인 도덕이나 윤리, 또는 경험이나 사실에 기반해 말하는 경우가 많다면, 이 책은 이미 이론으로 인정받은 과학적 지식에 바탕해 이야기를 전개하며 알고 있는 것을 다시 떠올리게 하고, 점검하게 하고, 새로운 말로, 새로운 개념으로 이야기해 새로운 배움과 깨우침이 시작되게 합니다. 즉 철학적으로 생각하기, 새로운 시각으로 생각하기를 가능하게 한다.

태아의 생명권 논란, 과학의 발전으로 인간에게 변형이 가해질 때 어디까지를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논란, 진화, 교배이론과 교체이론 등 관심을 갖고 흥미있게 생각해 볼 주제들을 담고 있다. 특히 흥미로웠던 주제는 너와 내가 보는 것, 보는 세상이 서로 같을까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이런 궁금증이 항상 있었다. 내가 보는 귤색과 네가 보는 귤색이 같은 주황색일까? 그것이 같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맞아 바로 그거야 하고 말하는 순간에도 과연 우리는 같은 그것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 맞을까? 우리 뇌는 우리가 감각하는 것을 착각하게 하고, 그것을 진실처럼 믿게 만든다고 한다. 뇌는 에너지를 적게 소모하면서 빠르게 판단하기 위해 과거의 경험에 의존해서 결정해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 과정에서 착각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인문학적 질문을 과학적으로 대답하거나, 과학적 질문을 인문학적으로 대답하는 방식을 취하며 과학적 지식과 철학적 자아탐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고 한다. 과학에 흥미가 있는 사람도, 자아에 대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있었던 사람도 모두 흥미로운 새로운 관점에서 성찰하고 통찰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중고등 학생들 중 융합적 탐구를 위한 아이디어를 얻고 싶은 학생들에게 매우 유용할 것 같다.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서 그 새로운 관점에서 우리 주변의 현상들을 연결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또 다른 분야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융합하여 연결해보고 싶은 탐구욕구에 불을 지를지도 모른다. 이 책은 생각한다는 것은 다르게 생각한다는 것이고, 새로운 개념이 우리의 삶과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잘 실천하고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창비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세포부터나일까언제부터나일까 #발견의첫걸음 #창비청소년도서상 #융합적사고 #생각한다는것 #철학한다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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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 없는 세계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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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 없는 세계>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다. 뭐지? '상식' 없는 세계를 말하고 싶은 걸까? 제대로된 사리나 판단력이 결여된 세상 이야기를 하고 싶은건가? 궁금증이 일었다. 그러다가 작가의 이름 '백온유'에 눈길이 갔다. <유원>의 백온유? <페퍼민트>의 백온유?

<유원>에서 옛 사고의 트라우마로 온전한 자신으로 살지 못하는 '유원'과 <페퍼민트>에서 엄마를 간병하면서 갖게 되는 마음들이 아프게 드러나는 '시안'은 이미 훌쩍 나이들어버린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그래서 창비에서 <경우 없는 세계>의 가제본 서평단을 모집할 때 책을 먼저 만나고 싶은 욕심이 들었다.

제목 : 경우 있는 세계를 꿈꾸며
백온유, <경우 없는 세계>(창비, 2023)을 읽고

백온유 작가의 작품들은 이상하게도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주인공의 죄책감이나 어려움이 마치 독자의 책임인것마냥 들여다보게 한다. 작 중 십대 인물들, 유원이나 수현, 정현(이상 <유원>), 또 시안이나 해원(이상 <페퍼민트>)이 겪는 어려움이나 문제들에 우리도 가해자였나, 또한 방관자로서 한 몫 하지 않았나 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그리고 그것을 깊게 생각하게 한다.

<경우 없는 세계>는 청소년기에 가출하여 가출팸에서 생활했던 인수가 어른이 되어서도 그 시절의 트라우마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다가 자신의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가출소년 이호를 만나면서 진짜 어른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다. 한여름에도 이가 부딪힐 정도의 추위와, 수많은 귀신들의 두런거림에 잠조차 제대로 잘 수 없었던 인수는 이호를 돌보기 시작하면서 온기를 되찾고 개운한 잠을 자게 된다.

가출해서 인수가 만난 경우, 성연, 지민과 많은 아이들, 그리고 A는 모두 그들만의 사정을 가지고 있었다. 부모의 폭력과 무관심, 버려짐 또 알 수 없는 이유로 가출한 아이들은 그 안에서 그들의 삶을 살기 위한 나름의 최선의 방법을 선택해 살아낸다. 그것이 어떨 때는 폭력이나 범죄, 사기, 절도 등의 모습일지라도. 그 안에서 보육원에서 도망쳐나온 '경우'는 세상이 인정하는 방식으로 살려는 모습을 보인다. 항상 친절함과 여유가 배어있었고,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항상 정당하게 돈을 벌려 했고, 저축하고, 엄마를 찾아 함께 살겠다는 꿈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오토바이 사고로 죽고 무연고자로 처리되고 만다.

이 책은 '성장하지 못한 어른'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나이를 먹으면 저절로 마음도 정신도, 지혜도 성숙해지면 얼마나 좋을까? 성숙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그러니 성숙한 어른을 만난다는 것 또한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더불어 좋은 부모가 된다는 일은 어떠한가? 충분히 나이를 먹고 그만큼의 삶을 살았음에도 유치함과 이기심과 눈먼 욕심으로 관계를 맺고, 자녀를 대하고, 상처를 준다. 그럴듯하게 위장하고 합리화하지만 결국 강약약강의 이중적 모습으로 상처를 주고도 아무렇지도 않다. 그들만의 탓이 아니다. 그들도 그렇게 대우받았으므로. 작가는 독자들이 작 중 인물들의 행동과 마음을 따라가다보면 누구도 마냥 탓할수 없게 만든다

부족한 자신을, 아픈 나를 알면 얼마나 좋을까? 마치 '경우'처럼. 그렇다면 우리가 인정한 거기서부터 더 나은 나의 모습을 계획하고 행동하고 진짜 성장하고 어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문제에만 빠져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문제도 함께 바라봐줄 수 있고, 서로의 외로움을 이해하고 보듬어줄 수 있는 자연스러운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진짜 어른이 되어, 헤매이고 갈등하고 있는 아이를, 주변의 아이들을 기다려주고 마음껏 자신의 생각과 마음과 꿈을 펼치도록 응원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는 마음껏 의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얼마든지 베풀 수 있다. 에너지는 충전되어야 쓸 수 있다. 충전되지 않은 에너지를 억지로 끌어내 사용하다보면 방전되어 꺼져버리거나 영원히 쓸모 없어질 것이다. 스스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힘을 가질 때까지는 아이는 마음껏 그 에너지를 충전받아야 한다. 그것이 부모가 할일이고 어른이 할 일일 것이다. 작가는 이런 메시지를 잘 담고 있다. 

작가는 어른이 성장한다면 아이들이 조금더 나은 삶을 살것이라고, 경우의 죽음과 다른 아이들의 아픔에 당신도 책임이 있다고, '경우'없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은 '경우 없는 세상' 때문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이 책은 '성장'해야할 어른들을 위한 이야기인것만 같다.

#경우없는세계#백온유#당신의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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