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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추 수프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2
오브리 데이비스 지음 / 국민서관 / 2000년 2월
평점 :
이 책(단추 수프, 오브리 데이비스 지음, 듀산 패트릭 그림)은 추운 겨울 밤, 누더기를 걸친 거지의 즐거운 상상으로 시작된다. 눈보라가 세찬 현실보다 장작불이 활활 타오르는 벽난로, 따뜻한 수프, 푸짐한 음식들이 가득 차려진 식탁, 그리고 배려와 따뜻함이 넘치는 좋은 사람들에 대한 상상과 "조금만 얻어먹어야지." 하는 생각은 거지가 긍정적이고, 낭만적이며, 거지답지 않은 염치와 예의도 갖고 있음을 보여 준다.
하지만 거지의 상상과 달리 언덕 아래 마을은 불빛도 없고, 사람도 보이지 않고, 거지의 도움을 매몰차게 거절해버리는 어둡고 차가운 마을이었다. 사람들이 뭔가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한 거지는 발끝에 걸려 있는 희망의 노란빛을 따라 들어가 예배당에서 어둡고 무표정한 예배당지기를 보고 좋은 생각을 떠올린다. 그리고 갑자기 코트의 뼈단추를 뜯어내고, 예배당지기의 관심을 끌고,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호기심을 유도한다.
거지가 뼈단추로 수프를 끊인다고? 그것도 온 마을 사람들이 먹을 수 있을 만큼의 수프를? 말도 안돼! 그건 기적이야!!! 호기심에 끌린 사람들은 예배당으로 몰려 오고, 기적의 결말에만 눈이 먼 사람들은 자신들이 기적을 만들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그릇, 컵, 칼, 국자, 숟가락, 냄비, 야채들, 양념들을 가져와서 수프를 완성시킨다. 수프를 만들면서 사람들의 굳은 마음은 풀리고, 얼굴에는 즐거운 웃음이 나타나고, 그림책의 그림에도 미소와 환한 색깔이 나타난다. 열린 마음은 경계를 무너뜨리고, 함께 나눌 수 있게 하고, 노래를 부르고, 춤도 출 수 있게 해준다.
마을 사람들은 작별인사를 하고 떠나는 거지에게 뼈단추를 남기고 청동단추를 달아줄 만큼 여전히 어리석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열린 마음은 조금씩 더 많은 것들을 나누게 하고 배려하게 하면서 진정한 기적은 뼈단추가 만들어 낸 수프가 아니라 바로 자신들이 손에 손잡고 나누는 사랑이었다는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