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의 동행
미치 앨봄 지음, 이수경 옮김 / 살림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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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앨봄의 한 팬으로써 그의 새로운 작품을 기다리고 있었다.

<8년의 동행>이라는 새 작품으로 다시 그를 만날 수 있어 참으로 기쁘다. 이번엔 누구와의 인연을 통해서 나에게, 우리에게 울림을 전해줄 지 첫 페이지부터 한껏 부풀었다.

책을 다 읽지 않아도 안다. 그는 나에게 또 다시 큰 가르침과 감동을 줄 것임을.

그리고 역시나 이번에도 그랬다.




이 책은 저자가 어릴 적 다니던 유대교 회당의 랍비인 랩을 위한 추도사를 쓰게 되면서 일어난 8년 동안의 일을 말하고 있다.

그가 랩과 함께한 8년의 시간은 마치 나 자신도 랩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처럼 친숙하게 느껴졌다. 

랩은 하나님의 자녀였으며 수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아온 랍비다.

그는 진정으로 하나님의 뜻을 따르고 실천했다. 그리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는 것에 반해 그는 느리게, 하지만 진실하게 사람에게 다가갔고 공동체를 만들었다.

우리는 메일을 통해서 문자를 통해서 너무나도 쉽게 여러 사람과 연락을 주고받는다. 단순한 매체를 통해 간접적인 연결망을 통해 쉽고 빠르게 사람의 연을 이어간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옳은 방식인가?




랩은 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공을 들이고 진심으로 다가간다. 수많은 이웃들의 전화번호와 그들의 기념일등을 빼곡히 적은 수첩을 가지고 날마다 꼭꼭 전화버튼을 누르고 30분이든 한 시간이든 축하해주고 슬퍼해주고 염려해주며 그들에게 필요한 사람으로 다가간다.

우리는 과연 얼마나 많은 시간을 남을 위해 할애하는가에 생각하다보니 씁쓸한 기분마저 들었다.




랩은 어느 집 가장이 승진을 했으며, 어느 누군가는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가고 새로운 탄생이 일어났는지, 누가 자신을 필요로 하는지 늘 세심히 신경 썼다.

‘나는, 당신은 과연 얼마큼의 시간을 남을 위해 쓰는가?’

당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얼마만큼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먼저 다가가 주었는지에 생각해봐야한다.




랩은 말한다. 어릴 적 과일이 가득 실린 차를 보고 일부러 부딪혀서 떨어진 사과를 주워먹려고 했을 때 누군가 자신에게 이렇게 소리쳤다고.

“앨, 그거 만지면 안 된다.”처음엔 하나님이 자신에게 호통 치는 줄 알았지만 위층에 사는 아주머니였다.

랩은 말한다.

‘우리는 이웃들의 사람과 연결되어 있었다네. 그래서 누군가 잘못을 저지를 것 같으면 다른 누군가가 붙잡아 주기도 했어. 우리도 서로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야하네.’

이것이 진정한 공동체라고 생각했다.




현대의 삶은 우리에게 요구한다. 더 많은 걸 배우고 경험하고 발전하라고. 하지만 이런 것들은 나를 위한 일이다. 진정 우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웃과 함께 해야 함을 많이 생각하게 했다.




어느 신도 사람들에게 혼자 잘 살라고 하지 않는다. 자비를 베풀고 사랑하며 함께 도우며 살라고 한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가장 기본적인 것은 잊고 사는 것 같다. 어쩌면 나 역시도 그럴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움찔했다.




랩은 평생 소박한 삶을 살았다. 물질보다는 나눔에 열심이었던 사람이었다. 수많은 신도들은 그를 아주 오랫동안 기억할 것이다. 그의 도움을 받은 아버지, 어머니가 그들의 자녀에게, 또 그들의 자녀가 다시 자신의 자녀들에게 랩의 이야기를 들려줄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수많은 부자들이 있다. 우리는 이런 부자들을 오랫동안 기억하지 않는다. 다만 많이 벌었으나 그 만큼 기부를 하는 부자들을 더 오랫동안 기억한다.

랩을 통해서 물질적 소유는 아무것도 아님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물질적 소유에서 나눔까지 이어질 때 진정한 가치가 생긴다.




랩과 함께 또 다른 한 사람 바로 헨리를 통해서 미치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에 대해 깨달음을 준다.

헨리는 어릴 적부터 마약, 강도, 거짓말 등등 수많은 범죄를 저지른 자다. 마약을 사기위해 노부부의 머리에 총을 들이밀고는 돈을 강탈한다. 노부부는 헨리의 얼굴을 똑똑히 기억하지만 경찰에게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헨리는 하나님이 자신에게 기회를 주었음을 알지만 또다시 마약에 빠지고 만다.




그리고 어느 날, 밤새 총자루를 손에 쥐고 두려움에 떨던 밤 헨리는 기도한다.

“저를 살려주시겠습니까? 제가 하나님을 위해 평생을 바치면 저를 살려주시겠습니까?”

하나님은 그를 무사히 지켜줌으로써 응답을 하셨고 헨리는 목사가 되어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

전기조차 공급이 끊어진 교회 지붕에 큰 구멍이 뚫혀서 비가오면 양동이에 빗물을 받아야하고 온기가 없어 비닐로 막을 쳐야 하는 교회에서 목사로 평생을 살아간다.

그는 목사가 된 후 노숙자를 위해 일하고, 돈도 받지 않으며 어떠한 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랩이 그랬던 것 처럼 말이다.







헨리가 예배당 안에서 설교 중 이런 말을 한다.

사람은 자신에게 정말 위험이 닥쳤을 때 비로소 하나님을 찾는다고. 하나님은 항상 우리 곁에 있었으며 우리에게 말을 걸어주었는데도 우리가 그것을 외면하고 지나쳤다는 걸 모른채말이다.




이 책은 중간, 중간  메모를 해야 할 만큼 마음에 콕콕 박히는 구절들의 많다.

미처 잊고 있었던 너무나 기본적인 말들조차도 다시 눈에 들어온다.

한사람과 인연을 통해서 저자는 늘 우리에게 깨달음을 준다.

그의 다음 작품을 손꼽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알게 될 것이다.

책을 다 읽은 후 한동안 꼼짝할 수 없었다. 아마도 이 책을 읽은 어느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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