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가는 길 - 중세 중국 관련 문헌 집록
헨리 율. 앙리 꼬르디에 지음, 정수일 엮음 / 사계절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이 번역본의 원본은 영국의 율경(Sir Henry Yule, 한문이름은 玉爾 , 1820~1889)이 편집하여 1866년 영국의 해클룻협회(Hakluyt Society, http://www.hakluyt.com/, 영국의 유명한 지리학자이자 도서수집자인 Richard Hakluyt (1552-1616)의 이름을 딴 협회. 해클룻에 대해서는 푸른숲에서 펴낸 케네스 데이비스가 쓴 “지오그래피”라는 책의 2장을 참조)에서 발행된 책을 앙리 꼬리디에(Henry Cordier, 1849~1925, 한문이름은 考狄)가 내용을 보완하여 1913~1916년에 다시 간행한 전 4권의 책 중 1권을  번역한 것이다.

율경이 이 책을 출판하여 영국 Royal Geographical Society(http://www.rgs.org/) 가 수여하는 금메달을 수상하는 등, 동서양의 교류사에 대해 유명한 책이지만, 소수를 제외하고는 원서를 구하기 어려운 여건으로 소개될 기회가 없었으나, 드디어 한글 본이 출간되게 된 점은 매우 다행스런 일이라 생각된다. 특히 오늘 날과 같은 시기에 어쩌면 고리타분한 이런 종류의 책이 여러 쇄(刷)를 찍었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또 이 책은 번역자가 서문에서도 밝혔지만 여러 나라 말로 번역이 되였으며, 일본에서는 2차대전 막바지인 1944년 번역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 2002년이 되서야 번역될 수 있어서 문화적인 국력이 그만큼 상승하였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그러나 최근에 이런 류의 책들이 몇 권 번역되었다고 해서 자만은 금물이다. 이 분야의 명저만 해도 수 십권에 이를 정도이기 때문이다.

번역자가 여러 가지 어려운 환경에서도 훌륭한 그러나 조금은 현학적 - 제가 이해하지 못하는 한문 단어가 엄청 나옴 - 인 번역을 했으나 조금은 더 신경을 썼으면 좋았을 부분도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로는 이 책의 원본이 4권으로 출간되었는데, 1권을 제외한 다른 권의 내용에 대한 소개가 불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전체의 내용에 대한 소개가 상세히 있으면 이해를 하는데 더 좋을 것 같다. 최소한 전체가 어떤 내용 – 뒷 권에서는 대부분 여행기에 대한 소개가 주지만.
둘째로는 1권의 보주 부분을 제목만 보이고 모두 번역하지 않았는데 책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내용인데도 불구하고 번역이 되질 못해 자기 완결성을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셋째로는 이 분야에 해박하신 번역자가 좀 더 최근의 내용 – 책이 나온 지 오래되었으니까 – 을 역주에서 보다 충분하게 설명을 붙였으면 좋았을 것 같다. 물론 번역자가 쓰신 다른 책 – 씰크로드학 – 에 내용이 많이 나오지만. 또 방대한 양의 역주에 대하서 하나를 덧붙이자면, 본문부분에서 역주를 붙이는 순서가 좀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원본인 영어본은 미국 아마존에서도 구입이 가능하나, 리프린트판을 출판한 인도의 출판사(http://www.mrmlbooks.com/)에서 직접 구입하면 훨씬 저렴하게 온라인으로 살 수 있고, 또 일본의 동양문고(東洋文庫, Toyo Bunko) 소장자료에 대한 멀티미디어화를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실크로드 프로젝트(http://dsr.nii.ac.jp/toyobunko/III-2-F-b-2/) 의 웹에서 영어 원본을 스캐닝한 자료를 볼 수 있다. OCR에 의해 읽어드린 내용 포함. 물론 공짜이지만 조금은 수고를 해야 되겠지요.

하여간 여러 가지 경제적인 이익 등을 고려치 않고, 번역 출간하여 좋은 내용의 미로속으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번역자 및 출판사에 감사를 드린다. 이번에 나온 1권뿐만 아니라 2~4권도 빨리 햇빛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일부의 내용은 별도의 책으로 이미 번역이 되여 출간되었고, 예: 이분 바투타 여행기부분, 다른 권의 뒷부분 부록에는 라틴어, 이태리어 자료들이 원어로 나와있어 쉽지는 않겠지만. 끝으로 아마도 번역자는 안빈낙도(安貧樂道)를 아시는 분으로 생각된다.

리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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