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에 겐자부로 - 사육 외 22편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21
오에 겐자부로 지음, 박승애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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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전 인터넷으로 작가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생각보다 많은 책을 출간하고 노벨 문학상까지 받은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라 하니 나의 무식함에 살짝 부끄러운 마음과 800페이지 가까운 묵직한 포스에 걱정되는 마음을 한가득 품고 읽기 시작했다.
좌파성향이 강하기도 하고 원폭,원전에 대한 비판의식이 많으며 또 국내에선 호감높은 작가라하는데 원폭피해자에 대한 그의 의견으로 말이 많았던 사건도 있었나보다.
책으로 만난 오에 겐자부로의 소설들은 난해하기도 했으며 초기까지의 작품은 독특한 소재와 사람들의 어두운 내면을 들여다 볼수 있어서 재미있게 읽혔었는데 중기부터는 쉬읽혀지지 않아 완독하기까지 꽤나 고전을 겪은듯하다.

책은 초기, 중기, 후기로 나뉘는데 초기의 단편들은 대학시절 작가의 데뷔작부터 호평많은 단편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중 오에 겐자부로를 작가로 등단시킨 [기묘한 아르바이트]와 [사자의 잘난척]을 인상깊게 읽었다.
150마리 개를 도살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게되는 '나'와 해부용 시체를 운반해야 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게되는 '나'의 이야기에는 죽음을 앞둔, 또는 죽어가는 동물를 바라보는 시선과 이미 죽어있는 사체를 바라보는 시선의 이야기가 음울하게 그려져있다.
그외에도 척추결핵 환자 요양소의 미성년자 병동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인 [남의 다리], 전쟁중 시골마을에 추락한 비행기에서 살아남은 흑인군인의 이야기인 [사육], 버스안에서 외국군인에게 굴욕당한 일본인들의 이야기인 [인간 양]등 총 8편의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중후기편에선 자신의 문학적 모티브나 영감들을 쓴 작품과 장애를 가진 큰아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자전적인 이야기들이 작가 본인의 고뇌와 방황들을 느낄수 있었던 듯 하다.
그래서인지 중후기편들은 소설보다는에세이에 가깝다고 느껴졌다.
60년간 글을 써 많은 작품을 낸 작가 본인이 간추려 낸 23편의 단편들을 묶어 만들어낸 책속 초기작품들만 읽기 수월했고 깊이 있는 문학적 소양또한 부족한 내겐 쉽지않은 책이었지만  단편이기에 입문용으로는 괜찮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모두 '물체'다. 그것도 상당히 정교하게 만들어진 완전한 '물체'다. 죽어서 바로 화장된 남자는 '물제'의 양감, 묵직하고 확실한 감각을 모르겠지. 그런거다. 죽음은 '물체'다. 그런데 나는 죽음을 의식의 측면에서만 이해하고 있었다. 의식이 끝난 다음에 '물체'로서의 죽음이 시작된다. 순조롭게 시작된 죽음은 대학 건물 지하에서 알코올 용액에ㅣ 잠겨 몇년이고 버티며 해부를 기다리고 있다.(36p '사자의 잘난척'중)

세계문학 단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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