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미국 뉴욕 주 북부 소도시의 가난한 동네에 사는 렉스, 골디, 라나, 리타, 매디. 다섯소녀가 폭스파이어라는 비밀조직을 만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알콜중독 홀어머니와 살고 있는 매디와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잃고 아버지에 게조차 버림받는 렉스, 가족으로부터 외면받거나 사춘기에 접어든 열셋에서 열일곱의 그녀들은 렉스의 방에서 피로 이루어진 문신과 기묘한 의식과 맹세를 통해 폭스파이어라는 비밀조직이 탄생한다. 그들은 여자아이중 유난히 여린 리타를 음탕한 눈길로 바라보며 괴롭히는 페리중학교 수학선생 버틴저를 응징하면서 쾌감을 느끼는 경험을 통해 자신들을 억압하고 괴롭히는 남성들을 상대로 비밀스럽게 복수를 시작한다. ' 저들이 우리 두려워하고 있다는 거 느낌이 오지? 그녀가 그렇게 말하며 입술을 핥는다. 정말 기분 째지니까. 골디가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처음에 두려움이 오고, 다음에 존경이 오는거다.라고 테리오 신부님이 말씀하셨어. 이 지상의 억압받는 자들이 봉기하여 자신들의 법을 만드는 거야.라고(123p) 세상이 휘두르는 폭력에 대한 자신들만의 규율로 조직적으로 응징과 복수를 행하는 그녀들은 폭행과 도둑질등 서툴고 미숙한 행동동들로 결국 폭스파이어조직은 파국으로 치닫게된다. 탄탄한 내용과 구성으로 두번의 영화화되어 상영되었고 다양한 주제와 고른 장르로 개성넘치는 작품을 쓴 이 소설의 작가 조이스 캐롤 오츠. 그녀는 소녀들의 심리묘사가 정교하고 렉스라는 강한 캐릭터로 인해 책의 흡입력을 강하게 끌어올린다. 책의 화자는 매디 워츠이지만 렉스라는 인물이 폭스파이어의 리더로써 모든 사건의 중심에서 이야기를 끌어간다. 강한 리더쉽과 불의에 굴복하지 않는 그녀는 레드뱅크 교도소에서까지 폭행과 독방에 격리감금되고 아직 10대의 어린 그녀의 두려움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도대체 누가 이 어린 소녀를 사지로 내모는지 서글퍼졌다. 사춘기소녀들의 치기어린 이야기들이 아닐까란 생각에 가벼운 맘으로 시작한 책읽기는 책장을 넘길수록 작가가 다섯소녀들을 통해 보여준 여성혐오와 약자들에대한 폭력과 인종차별과 가족해체,인권유린등 불의와 부조리에 대한 이야기들에 맘이 무거워졌다. 그러나 작가는 이책이 소설책인것을 확인하듯이 다섯소녀들의 각각의 매력넘치는 캐릭터들이 폭스파이어라는 어린 그녀들만의 세계속에서 끈끈한 유대감과 연대감과 다양한 사건들과 10대들의 직설적인 대화법으로 소설의 재미를 한껏 살려줬다. 많이 기대하지 않았던 소설의 반전재미는 읽는이에게 의외의 기억을 남긴다. 폭스파이어라는 비밀조직의 붕괴로 인한 상실감과 다섯 소녀들에 대한 아린 마음때문에 한동안 여운이 남을듯 하다.
폭스파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