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 맛 - 교토 잇포도
와타나베 미야코 지음, 송혜진 옮김 / 컴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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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맛있는 차를 우려보세요

 

와타나베 미야코의 [차의 맛]은 일본 교토의 오래된 차 가게 잇포도의 6대 안주인이 전하는 차이야기다. 일본의 다도와 차문화는 정교하고 고급스럽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는데 아무래도 그쪽분야는 무지해서 그런지 책에 대한 궁금증이 많이 생겼다. 거기다 6대까지 이어져온 오래된 가게가 전하는 차이야기는 꽤 향기롭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기도 하고. 책의 첫장을 펼쳐 읽기시작하면서부터 생소한 차이름에 흥미로워진다.

 

찻잎은 센차용 찻잎과 닮았지만, 비교해보면 교쿠로의 찻잎이 좀 더 진한 녹색에 훨씬 깊은 향이 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려낸 차를 입에 머금어보면 감칠맛이 진하게 나고 특유의 단맛이 입안으로 퍼져나갑니다. 벌컥벌컥 들이키기보다는, ‘구슬’과 ‘이슬’이라는 뜻의 한자를 쓴 ‘교쿠로(玉露)’라는 이름처럼 입에 머금었을 때 구슬을 굴리듯이 맛을 음미하면서 마시는 차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23p)

 

 

춘하추동 4계절이 바뀌는 교토의 정취와 차와 함께하는 아름다운생활, 차를 둘러싼 이야기들이 은은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벚꽃이 피었다가 지는 신차가 나올 무렵 바빠지는 차가게들과 맛차, 교쿠로, 센차, 호지차등 일본의 대표차들의 종류와 만드는 방법, 잇포도 가게와 가족이야기, 꽃과 다도까지 풍성한 이야기가 한가득 그려진다. 그중 교토에 사는 사람들이 평소에 자주 마신다는 '볶은 반차'는 개성이 매우 강해서 교토에서 나고 자란사람이 아니면 화를 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흥미로운 이야기에 어떤 맛일까 마셔보고픈 차다.

 

차의 보관방법과 차가 맛있게 우려지기위해 아낌없이 듬뿍넣어야하고 찬물에 우릴수 있으며 맛을 끌어내는 도구인 규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건 맛있게 우려지길 바라는 마음과 여유를 가지고 우려야 한다는 것. 책의 중간 귀여운 삽화와 함께 차를 맛있게 마시는 방법을 설명한다. 티백을 주로 사용하던 내게 찌고 비벼서 꼬임을 만들어 건조하는 일본차는 신기하기만 하다. 

 

 

센차를 맛있게 우릴 때 필요한 도구가 규스입니다. 돌돌 굴려가며 비빈 찻잎을 뜨거운 물(때로는 찬물)에 담그면 ‘꼬임’이 풀리며 찻잎이 펼쳐지고 이때 찻잎에 함유되어 있는 감칠맛 성분이 뜨거운 물속에 녹아들어 차가 됩니다. 따라서 좋은 규스의 조건이라 하면 찻잎이 잘 펼쳐질 수 있도록 충분한 깊이와 너비가 있으며 뚜껑의 지름이 길어 찻잎이나 차 찌꺼기를 넣고 빼기 수월한 것입니다.(134p)

 

담백한 표지에서 부터 느껴지는 느긋한 여유로움과 가본적은 없는곳이지만 교토의 사계절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 [차의 맛]. 녹차를 찬물에 연하게 우려 얼음 동동 띄워 한잔 마시며 읽으면 딱 좋을 힐링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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