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존재한다면 왜...? 아퀴나스의 신학대전 Easy 고전 6
김상현 지음, 박태성 그림,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삼성출판사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신에 대한 고민은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계속 나를 괴롭혀 온 괴물 같은 존재이다.

혼자서도 고민해 보고, 피상적으로 내가 가진 종교의 다양한 모임을 통해서도 질문해 보았지만 도통 답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결국 최근 2~3년 간 나는 두 손과 두 발을 모두 놓은 채, 수영장에서 온몸에 힘을 빼면 물에 뜬다는 말만을 믿으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포기해 버렸다고 해서 진짜로 포기된 건 아니다. 아니, 포기할 수 없는 존재인가 보다,
자고로 인간이란 존재는.

어쨌든 나의 삶과 전혀 무관할 수는 없는 분야라 괴롭긴 매한가지다.

얼마 전, 영화 '밀양'을 보기 전에도 많은 기대를 했다. 신과 대면한다는 캐릭터 전도연의 모습을 스크린을 통해 보면 좀 객관적(?)인 생각들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분명, 나는 보았다. 전도연이 분한 준이 엄마의 모습에서 나의 과거 모습을 보았다. 신에 대한 많은 도전과 시험과 질문과 불신과 모욕... 그러면서도 그를 의지할 수밖에 없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 과연 저들은 신을 만난 것일까 하는 의문...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의문들, 결국 나는 답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을 다시 꺼내 읽어 보았다. 그 옛날 아퀴나스도 나 같은 사람 때문에 그리 노력을 기울여 <신학대전>을 집필했던 것일까?

신은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

신이 존재한다면 악은 왜 존재하는 것인가?

신은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위하는 것일까?

책에 빠져 읽다 보면 위의 질문들에 대한 답이 좀 보이는 것도 같다. 하지만, 결코 명확할 수는 없다. 인간이란 불완전한 존재요, 신은 완전한 존재인데 어찌 불완전한 존재가 완전함을 논할 수 있으리요. 어찌 완전함을 증명할 수 있으리요.

나는 아직도 헤매고 있다. 바보처럼 헤매고 있다. 언젠가는 도달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은 없다. 다만, 이렇게 기도할 뿐이다. 죽기 전에는 나에게 답해 달라고...(그걸 희망이라 부를 수도 있겠지만)

 - 신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신학대전>의 본모습에 비하면 정말 쉽게 쓰여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용의 깊이가 얕다고는 말 못하겠다. 그래서 더 추천할 수 있는 거겠지만 말이다. 저자의 솔직한 서술이 특히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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