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세폴리스
마르얀 사트라피 지음, 박언주 옮김 / 휴머니스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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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폴리스 』는 이란에서 태어나 지금은 프랑스 파리에 살고 있는 마르잔 사트라피의 자전적 이야기로 양장판 두꺼운 그래픽 노블이다. 이란 이라크 전쟁이 일어났던 1980년 열 살 때부터, 오스트리아 유학을 갔다가 이란으로 돌아오고 1994년 다시 프랑스로 떠나기까지 성장기를 그렸다. 마르잔의 부모님은 진보적이었고 그녀를 이란어와 프랑스어 이중 언어를 사용하는 학교에 보냈다. 자유분방 거침없었던 마르잔은 이란 여성으로서 살아가기 힘들었다. 비종교적이고 개방적인 유럽으로 떠났지만 그녀는 계속 이방인이었다.

 

긴 방황을 마치고 성장할 수 있었던 건 가족 덕분이었다. 영웅이었던 삼촌, 누구보다 따뜻했던 할머니, 늘 지지해 주신 부모님. 이야기는 재미있고 그림은 강렬하다. 팔레비 왕조의 몰락, 혁명, 시위, 전쟁, 종교와 순교, 이란 여성의 지위와 이슬람 근본주의 등 이란 사회를 엿볼 수 있어 여러모로 의미 있을 책.

 

* * * 참고 * * * 

 

『페르세폴리스 』 의 앞 부분에는 팔레비 왕조의 실정과 호메이니의 이슬람 혁명, 사담 후세인의 이란 침략이 겹쳐 혼란이 거듭되던 시기가 묘사된다. 1921년 이란 사령관 레쟈 샤는 쿠데타를 일으켜 1925년 카자르 왕조를 끝내고 팔레비 왕조 시대를 연다. 영국과 미국이 1941년 그를 퇴위시키고 그의 아들을 왕위에 앉히면서 팔레비 왕조는 서방의 석유 이권을 보호하는 친미 정권이 된다. 수상으로 선출된 모사데크가 석유산업을 국유화하지만 미국 CIA 후원을 받은 국왕파 군대가 수상파 군대를 치면서 수상은 연금된다. 국왕은 백색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세속주의, 친서방, 독재 노선을 취하여 국민들의 반발을 산다. 수십 년간 쌓인 사회/경제/종교적 모순으로 마침내 1979년 호메이니의 이슬람 혁명이 일어나고 팔레비 왕조는 끝이 난다.

 

페르세폴리스 는 BC 559년부터 BC 330년까지 고대 페르시아를 통치한 아케메네스 제국의 수도였다. 현대 이란어로는 '타크테 잠시드(잠시드의 옥좌)'라 불린다. 다리우스 1세가 건설한 도시로 알려져 있고, BC 331년 알렉산더 대왕의 공격으로 폐허가 되어버렸다. 197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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