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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역사다
리 스트로벨 지음, 윤관희 외 옮김 / 두란노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예수는 역사다]라는 책을 소개한다. 이 책은 최근에 소개받아 알게 된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왜 내가 지금까지 이책을 몰랐을까하는 생각까지 들었던 책이다. 탁월하고,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책의 초판본의 제목은 [예수 사건]이었다. 사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초판본의 이름이 더 마음에 든다. 원제목은 'The Case for Christ' 로 [예수 사건]이라는 번역이 더 와 닿을듯 한데, 정작 한국적 정서속에서는 사건이라는 단어가 그렇게 좋게 와 닿지는 않았나보다. 그래서 제목이 [예수는 역사다]라 바뀌었다. 그래서 조금 아쉽다.


이 책은 예일대 출신의 법학자이자 언론인인 리 스트로벨이 냉소적이고 교회에 대한 적대감이 가득한 무신론자에서 기독교인이 된 과정을 그린다. 하지만 이 책이 그의 개인적인 회심을 과정을 담은 책으로 보면 큰 오산이다. 이 책은 오히려 그의 아내가 기독교인이 된 후에 그가 기독교에 가지기 된 관심이 출발선이 된다.


그는 아내가 그리스도인이 되자 무척 걱정을 했다고 기록한다. 놀랐고, 혹시나 아내가 지나친 광신도가 되지 않을지, 혹시나 세속을 버리고 어디 산속에나 들어가지나 않을지 걱정을 했다. 하지만 아내의 변화되는 모습은 오히려 그에게 예수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켜다. 그는 아내가 더 매력적으로 변화되는 것을 보았다.


이 책은 그가 가진 무신론적 배경에서 과연 '예수 사건(The Case for Christ)'의 진면목은 무엇인지를 파헤쳐가는 탐구의 과정을 그린다. 그는 권위있는 학자 13명과 인터뷰를 한다. 그들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예수 사건(The Case for Christ)'의 본질을 파악하고자 한다. 증거들이 모아지고, 그는 모든 증거들을 취합한 가장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한다. 이 책은 그 결론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그의 사건 기록 수첩과도 같다. 또한 이 책은 13명의 인터뷰를 통해 전달되는 흥미진진한 사건의 본질에 접근하면서 한권의 책으로 13명과 회심한 한 무신론자의 인생여정의 단면을 보게 한다. 리 스트로벨은 법학 지식을 동원해 바른 증거를 찾기 위해 노력하며 책을 통해 그가 얼마나 사건파일을 치밀하게 조사하는지를 보게 된다.


이 책에서 인터뷰한 하버마스의 기록으로 이런 소개를 하고 있다.


 

오늘날 가장 탁월한 철학적 무신론자 중의 한 명인 앤터니 플루(Anotony Flew)와 하버마스 박사가 "예수는 부활했는가?"라는 주제로 논쟁을 벌인 적이 있었다. 그 결과는 완전히 일방적이었다. 여러 대학에서 참석한 5명의 교수들이 중립적인 입장에서 그 논쟁을 심사하였다. 그런데 5명 중 4명이 하버마스 박사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비긴 것으로 심사했다. 어느 누구도 앤터니 플루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심시 위원 중 한 명은 이렇게 논평했다. "나는 플루 박사의 접근법이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충격을 받았다는 말이 더 정확한 말일 것 갈다) ...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앤터니 플루박사가 제시한 주장이 부활을 반박하는 주장 가운데서 가장 설득력있는 것이라면, 나는 지금부터 부활을 심각하게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위의 인용은 그렇기에 그냥 믿으라고 써둔 글은 아니다. 그렇다면 그 책을 들고 직접 확인해 보라고 인용한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 재미있는 통계자료가 나왔다. 미국인 4명중 3명이 예수의 부활을 '문자 그대로' 믿는다는 통계자료가 있다(http://blog.daum.net/googood1/12904964). 여기서 재미있는 것이 있다. 통계자료를 산출하기 위해 여섯가지 문항을 조사했는데 각 문항은 다음과 같다.



△천지창조 이야기, △모세의 인도로 이스라엘 민족이 홍해를 건넌 이야기, △다윗이 물맷돌로 거인 골리앗을 물리친 이야기, △다니엘이 사자 굴에서도 살아난 이야기, △베드로가 물 위를 걸은 이야기, △예수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이야기


이 중 예수의 부활을 믿는 사람이 가장 많았다는 것이다. 가장 믿지 않는 것으로 창조를 들고, 가장 많은 사람이 믿는 것으로 예수의 부활을 들었다. 여기엔 루이스나 리 스트로벨과 같은 이들의 변증이 사회적으로도 인정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위에 앤터니 플루와 하버마스의 토론도 이러한 통계치가 나오게 하는데 일조하였으리란 판단이 든다. 재미있는 것은 다윗이 골리앗을 물리친 것이나 다니엘이 사자굴에서 살아나왔다는 것을 믿는 사람보다 예수가 죽었다가 부활했다는 것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이다.


한국 기독교도 이런 지적인 부분에 더 신경을 써야 할 때가 되었다. 많은 경우 조금 읽기에 힘든 책은 대부분 읽지 않고, 신경 쓰지도 않고 넘어간다. 베스트셀러가 되어 있는 책들은 설교집이거나 혹은 수필, 그도 아니면 경영서적을 복사한 듯한 기독교적 자기개발서적등이다. 조금 힘들더라도 제대로 된 독서가 필요하다. 리 스트로벨의 책은 기독교인에게도, 그리고 비기도교인에게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두번째로 이미 이전에 소개한 적이 있는 C.S.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를 추천한다. 기독교를 알기 위해서는, 많은 책을 읽는 것보다 제대로 된 두권의 책을 제대로 읽는 것이 낫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 두권의 책을 권하겠다.


순전한 기독교에 관해서는 이전에 쓴 글로 대신 설명하기로 한다.



2007/09/15 - [Belief/Talk] - [리뷰] 일관된 삶을 살기 위한 세계관의 확립 - 순전한 기독교





기독교를 알기 쉽게 소개한 조금은 어려운 책
http://jeliclelim.tistory.com/82
JelicleLim (2007.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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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피용 (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파 피용은 베르베르의 작품 중 두번째로 읽는 그의 책이다. 어쩌면 더 잘 알려진 개미나 타나토노트 등을 먼저 읽었어야 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여행의 책을 읽고 두번째로 접한 파피용은 소설 자체로는 잘 쓰여진 편이지만 베스트셀러의 명성을 유지하기에는 2%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그 부족 부분을 채운 것이 [베르베르]라는 Name Value 였다.

이브 크라메르와 엘리자베트 말로이, 그리고 가브리엘 맥나마라의 만남으로 이어지는 소설 초반부는 여타 소설들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대표적인 플롯의 전개로 이어진다. 만남은 상황을 변화시키고, 변화된 상황은 또 다른 사건을 낳는다. 사건은 돌이킬 수 없는 막다른 길에 이르고 거기서 주동과 반동의 대립이 나오고 이는 또 다른 갈등을 낳는다. 그 사이에 들어가는 플롯은 내러티브의 전개를 역동적으로 만든다. 파피용은 이런 부분에서 베르베르의 사회에 대한 이해와 그 해석을 담고 있으며 그것을 플롯으로 전개하고 있다.

파 피용은 크게 세개의 단편으로 구성된다. 파피용이라는 이름의 우주선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을 담는 첫번째 단편은 위기에 처한 지구와 지구를 탈출하기 위한 소수자의 투쟁을 담고 있다. 두번째 단편은 떠난 소수자로 구성된 새로운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준다. 세번째 단편은 단 두명만이 도착한 새지구에서의 정착의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세번째 단편의 결론은 순환은 고리를 가진다.


* 단편 I - 마지막 희망은 탈출이다

이 브는 아버지의 말을 기억해낸다. [빛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다.] 그 말대로 빛으로 움직이는 우주범선의 설계도를 들고 만난 가브리엘 맥나라마는 초대형 우주 범선을 제안하고 그 계획을 실천한다. 이미 세상은 더 이상 치유될 수 없을 정도로 미쳐가고 있는 상태였고, 세상에 가질 희망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유일한 마지막 희망은 탈출이라고 믿었다.

베르베르의 눈에 비친 세상은 모습은 어떤 것인가? 종교적 광신, 정치적 술수, 군화발 무력, 테러와 이기주의 등 희망이 없는 모습으로 비춰진다. 거기서 파피용을 타고 갈 사람은 나쁜 성향을 적게 가진 사람들로 사회를 이루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며 1000년동안 자손을 낳아 사회화가 가능한 이들이 되어야 했다.

나쁜 성향을 적게 가진 사람을 뽑는 심사 기준은 별나다. 자율성, 사회성, 동기부여, 건강, 젊음, 독신, 전문성 등으로 뽑으며 여기엔 정치인, 군인, 목사를 필요없는 인물로 간주한다. 정부도 군대도 종교도 없는 최초의 사회, 그것이 유토피아를 향해가는 첫 걸음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후의 책을 계속 읽으면 나오지만 이러한 시도들이 인간을 선하거나 사회성이 훌륭한 존재로 지속시키지는 못한다. 이는 베르베르도 알고, 독자도 아는 내용이다. 유일하게 모르는 이는 14만 4천명의 선발인원을 정하는 전문가로 구성된 심리팀 뿐이다.

어찌어찌 하다보니 파피용호에 대한 소식이 외부에 전해지고 이에 반대하는 시위대까지 생겨났다. 막 나마라는 이런 말을 한다.
[보수 반동적인 자들이지. 순식간에 우리가 그들의 새로운 증오의 대상이 된거요. 대중들한테는 항상 누군가 증오할 대상을 만들어 줘야 하는 법이지...]

D.E. 즉, 마지막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파피용호의 프로젝트는 출동한 군대에 의해 저지될 상황까지 이른다. 한편으로는 대립하는 세력을 둠으로서 주인공의 모습은 분명해지겠지만, 여기서 등장하는 반동의 성격은 베르베르 자신이 보기에는 조금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소설 속에도 현실에 대한 반영과 함께 현실에 대한 개혁이 동시에 들어있으며, 비록 소설이 논설문이나 웅변조의 계몽적 글은 아닐지라도 그 내러티브는 현실이라는 기반위에 서야 하며, 그 기반위에서 쌓인 글은 현실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현실에 메스를 대는 역할까지도 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이 단편의 마지막부분에 나온 갈등은 현실의 반영이라는 측면에서 다소 공감을 얻기에 힘든 무리였다.


* 단편 II - 선택된 자들의 선택받지 못한 선택

마 지막 희망이라고 명명한 엑소도스의 길에 오른 14만 4천은 선택된 자들이다. 선발과정에서 선택되었으며, 그 이후 몇번의 갈등구조속에서 다시 정제되고 걸러진 공동체집단이다. 정치인, 군인, 종교인이 없는 전문가와 미혼의 젊은이들로 구성된 이상적 집단의 모습이다.

이 이상적 집단속에서 살인이 일어난다. 그리고 법 없이도 살수 있을 줄 알았던 14만4천이라는 사회속에 새롭게 법과 질서, 정부와 힘이 들어선다. 전쟁이 벌어지고, 천년 후 남은 인원은 단 6명이다.

베 르베르는 종교는 사람을 의존하게 만드는 형편없는 것으로 치부하면서도 소설의 곳곳에 성경의 세계관을 가져다 사용한다. 이는 두가지 이유에서 성경의 세계관을 사용하는 듯 하다. 첫째는 그것이 이미 보편화되었기에 반영하고 있는 것이고, 두번째는 포스트모던적 사유속에서 기존의 의미를 주관적으로 재해석하고 철저히 원 의미를 왜곡한 소재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는 14만 4천명이라는 숫자와 성경의 천년왕국의 의미하는 천년이라는 우주여행, 노아의 방주를 흉내낸 파피용, 지옥으로 변해버린 지상세계와 거기서 탈출하는 휴거, 사틴과 사탄, 선지자, 여자와 뱀의 적대관계, 아담의 갈비뼈로 만든 여자, 구전을 통해 오해된 사실을 전파하는 인류, 이 모든 것들이 베르베르가 성경의 텍스트를 자신의 사유로 해석하고 재정의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들이다. 여기에 가이아이론과 빅뱅, 우주생명기원설과 진화등이 혼용되며 소설에서만 가능한 세계관을 형성한다. 그러나 베르베르 조차도 인류의 죄성과 죄성의 발현이 아무리 정제된 14만 4천이라는 새인류의 죄의 문제를 풀수는 없었다. 단 6명이 남을 때까지 인류는 죽이고 죽이는 싸움을 계속한다. 선택된 자들은 선택받지 못한 선택을 통해 자멸하고 있었다. 천년이라는 시간은 발전과 진화의 시간이 아닌 퇴행과 원시로의 회귀의 시간이었다.

물론 소설이기에, 그 어떤 소재를 변형해서 사용해도 문제되는 것은 없다. 그 어떤 플롯을 가져다 사용한다고 나무랄 것도 없다. 하지만 소설은 모든 것을 소재로 쓸수 있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소설가는 없다. 자기가 쓸 소재와 플롯을 선별해서 얼마나 잘 소화해 내었는가에 그 소설의 선과 악이 결정된다. 베르베르는 파피용에서 너무 많은 소재를 끌어들였다. 심지어 그 자신도 사유하지 못한 소재들의 혼잡함속에서 그는 길을 잃어버린 느낌이다. 왜 이렇게 많은 것을 늘어놓았을까? 조금 더 정제되고 절제된 소재속에서의 사유를 보여주었더라면 하는 바램이 든다. 차라리 단편이었던 [여행의 책]은 비록 그 사유자체는 인정하지 못하지만 오히려 [파피용]보다 나았다.

[난 아미노산을 운반하는 운석들이 지구에 생명을 가져왔다고 믿어...] 이브의 우주생명기원설은 세번째 단편에서 조금 다른 모양으로 실현된다.
[사 람들에게는 노예기질이 있으니까, 사람들은 자유를 요구하면서도 정말로 자유가 주어질까봐 전전긍긍하고 있어. 반대로 권위와 폭력앞에서는 안도감을 느끼지] 엘리자베트의 말이다. 항상 최악의 인간이 법을 만들게 되는 파피용내부의 모습을 보며 그 이유를 단정짓지만 어쩌면 이것이 정치와 힘과 종교를 떠난 인간이 내릴수 있는 최종적 죄의 결과에 대한 분석이 아닐까? 아무리 부정해도 부정할 수 없는 한가지를 베르베르가 보고 있다면 그것은 아무리 노력해도 인간의 모습이 죄에서 떠난 상태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 단편 III - 영원히 탈출을 계속할 수는 없다

남 겨진 6명의 사람들, 그리고 단 둘밖에 탈수 없는 우주선, 한명의 여자와 5명의 남자, 갈등은 뒤로하고 여자에 의해 선택된 남자는 새로운 별로 향한다. 거기서 둘은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하지만 둘은 싸우고 헤어진다. 지구에서 가져온 바이러스는 행성의 공룡들을 죽이고, 별거하는 여자는 뱀에 물려 죽는다. 혼자 남게된 남자는 자신의 갈비뼈를 빼내어 골수를 추출하고 그것으로 수정란을 만들어 인공자궁을 통해 여아를 만든다. 여자아이의 이름은 에야(Eya)였지만, 발음이 불 분명한 아이는 자신을 Eva라고 불렀다. 여자는 남자를 아담이라고 불렀고, 아담은 먼 지구의 이야기를 해 주었다. [...다른건 잊혀도 이야기는 남으니까..], [그들은 미래라고 생각할 것이다. 사실은 그들의 과거인데...], [우리 조상들은 새로운 지구에 새로운 인류를 만들기 위해 자신들의 지구에서 탈출했어. 하지만 우리는 어떻게든 그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해], [영원히 탈출을 계속할 수는 없으니까]

지구상 생명의 출현에 대해 창조와 진화 그리고 외계에서 생명이 전해졌다는 가설도 있다. 외계생명유입설은 이 부분에서 소설의 또 다른 소재로 등장하고, 구전으로 이어지는 신화의 창조장면, 지구의 첫 인류인 아담과 이브의 모습, 또 다른 많은 지구들의 대한 말이 전달된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또 다시 첫 부분으로 공명한다.


* 원형회귀적 동심의 고리속에서 순환하는 우주사

지 구는 두번 존재했다. 이 소설에서 첫번째 지구는 탈출을 시도하는 곳이 되고, 두번째 지구는 탈출의 도착지가 된다. 14만 4천명의 신인류는 과거 의존을 버린 사회성을 가졌다고 자부했지만 그 역시 갈등과 죄와 살인과 전쟁을 겪었다. 단 두명이 내린 신천지에서 남자는 여자를 보호하지 않아 여자는 뱀에 물려 죽어갔다. 새로운 인류의 태동은 새로운 갈등을 내포한다. 새로운 것은 없다. 해 아래 새것은 없다. 행성의 공룡들은 지구의 바이러스로 죽어가고, 지구의 생명들은 행성의 주인이 된다. 그리고 그 주인은 다시 지구를 망치듯 새로운 행성을 망치겠지, 또 다른 지구를 찾아나서겠지, 파피용 2호가 만들어질까? 파피용은 원형회귀적 동심의 고리 속에서 악순환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다. 그리고 그 모습속에서 보듯이 답은 없다. 정치인과 군인과 종교인을 배제하는 것이 답이 되지 않고, 신천지를 찾아 낸 것이 답이 되지 않고, 신천지의 주인이 된 것 역시 답이 되지 않는다. 베르베르는 그것을 소설 속 한 등장인물의 입을 빌어 이렇게 표현한다.

[사람들에게는 노예기질이 있으니까, 사람들은 자유를 요구하면서도 정말로 자유가 주어질까봐 전전긍긍하고 있어. 반대로 권위와 폭력앞에서는 안도감을 느끼지]


* 결론으로의 구원의 문제

결 국 이 소설은 인간의 구원의 문제에 대한 포스트모던적 잡소리에 지나지 않았다. 처음은 끝이 되고, 끝은 처음이 되며, 내가 알게 뭐냐는 작가의 조소섟인 지나치게 가벼운 소설이상은 아니다. 독자에서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하는 소설가의 본분에 충실할 뿐이라는 그의 답변은 결국은 이 소설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은 즐거움 이상은 아무것도 아님을 스스로 자인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즐거움마저 얻지 못했다면 이 책은 작가 본연의 책임마저 유기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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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한 기독교 (양장) 믿음의 글들 185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이종태 외 옮김 / 홍성사 / 2001년 6월
평점 :
절판


C.S.루이스가 쓴 순전한 기독교 (Mere Christianity) 라는 책을 소개한다.
루이스를 처음 안 것은 그가 쓴 시편사색이라는 책을 통해서다. 시편사색을 통해 루이스는 시편을 보는 문학자로서의 관점과 이제까지 너무 쉽게만 보아온 텍스트에 대한 접근 방법을 새롭게 일깨워준 사람이다.
그 의 입으로 신학자가 아니니 너무 깊은 것을 바라지 말라는 서문을 썼지만 어느 신학자보다도 성경을 문학적으로 깊이 있게 볼수 있는 길을 제시한 책이었다. 널리 알려지지 않았었지만 최근에 루이스의 책들이 번역되어 나오고 있다는 것이 고마울 뿐이다.

그 의 순전한 기독교는 지금까지 읽어본 어느 변증법에 관한 책보다도 뛰어나다. 이 책을 통해 성경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왜 우리가 기독교신앙을 막대할수 없는지를 보다 깊게 사고할 여유를 줄 것이다. 다만 이 책을 읽을때 주의할 점은, 이 책은 사고의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읽을 사람을 위한 책이라는 점이다. 그저 수필처럼, 가볍게 들고 읽어 넘어갈 소설이나 설교집처럼 대하지 말 것과 정중하고도 단아한 자세로 이 책을 한장씩 넘기며 그 의미들을 전후의 문맥을 항상 되짚어가며 정독할 것을 권한다. 이 책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루이스의 책을 읽을때 주의할 점은 작은 지식을 가지고 그의 쉽게 풀어쓰는 글의 내용을 너무 쉽게 평가하려고 들지 않아야한다는 점이다. 루이스는 그의 다른 책들에서도 언급하듯이 플라톤을 그의 철학의 기준으로 가지고 있기도 하다. 순전한 기독교는 서양철학을 조금 알고 있는 이가 보면 유치한 어린아이의 책 같아 보일수도 있다. 그도 그럴것이 철학의 기초로서의 철학사를 고작 책 몇권으로 배운 사람은 플라톤을 쓴다는 것은 이미 구시대적 오류라고 평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루이스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판단하고 거기에 플라톤을 선택한 것이다. 어쩌면 그만큼 플라톤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사람도 없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플라톤의 얘기란다, 모두 다야. 학교에선 도대체 뭘 가르치는지!" (마지막전투, p.235)


필요하다면 서양철학사를 한번 살펴보는 것도 이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보다 더 도움이 되는 것은 차라리 플라톤을 읽는 것이다. 플라톤의 철학을 철학사속에 나온 몇쪽짜리 페이지를 건성거리며 훝어보며 그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믿기보다는 제대로 플라톤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물론 이 순전한 기독교는 그런 철학적 지식이 전제되지 않더라도 충분히 읽을 수 있도록 루이스는 어려운 철학적 단어의 사용은 극히 제한하면서 일상용어로 풀어쓰고 있다.


책의 내용은 직접 읽으며 살펴보기를 권한다. 짧은 글로 그의 책을 대신할 자신이 없거니와 이 책의 상당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다른 책들도 함께 볼 것을 권한다.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고통의 문제 그리고 나니아 나라 이야기는 비록 동화지만 이 순전한 기독교를 읽은 다음에 다시 읽게 되면 루이스의 세계관이 어떻게 동화속에 스며들었는지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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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강요하지 않는 기독교
    from centris 2008-12-05 08:44 
    C.S. 루이스는 강요하지 않는다. 굉장히 단아하고 차분하게 말하는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새 기독교의 중요한 개념에 대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무조건 믿어야된다고 강요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아하, 이래서 믿을만하구나', '이래서 믿어야 할 가치가 있구나'라고 되뇌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기독교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좋은 책이지만, 동시에 누군가에게 기독교를 전해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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