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가 올라간다 반달 그림책
이해진 글.그림 / 반달(킨더랜드)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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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미가 올라간다>는 책의 형태부터 내용까지 모두 독특한 책이다. <개미가 올라간다>는 보통의 그림책보다 폭이 좁고 길쭉한데, 마치 책에 나오는 나무 줄기의 한 부분 같은 느낌이 든다. 책에서 쓰는 색감도 청록색, 회색, 검은색, 분홍색으로 꽤 단조롭다.

 

 

 이 책에 나오는 글귀는 사진처럼 짧고 간결하지만 장면마다 이어지는 내용이 좀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나무 위에 개미가 올라가고, 그 다음엔 고양이가, 그 다음엔 기린이, 그 뒤로는 원숭이와 아이가 차례로 나무를 올라가는 장면이 이어진다.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온 친구들은 이윽고 곰이 나무를 올라온다는 소식에 깜짝 놀란다. 곰이 올라오자 나무 위 친구들은 가려진채 곰이 혼자서 냠냠하고 무언갈 먹는 소리만 나와있다.

 

 곰은 나무 위 친구들을 모두 잡아 먹은 걸까? 처음에 나는 곰이 나무 위의 동물과 아이를 모두 잡아 먹은 줄로만 알았다. 왜냐하면 다음 장면에서 곰이 커다란 배를 보이며 나무 꼭대기에 누워 다 먹었다! 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미가 남아있었고, 개미는 곰의 배를 올라다니면서 지나가는 자리를 갉아먹고 남은 곰의 배는 동그란 열매가 되어 나타난다.

 

 

 책의 마지막 장면에는 열매가 달린 키큰 나무와 함께 '잘 익었다!' 라며 곰과 곰에게 잡아 먹힌 줄로만 알았던 원숭이, 기린, 아이가 열매를 들고 나오는 모습이 나온다.

 

 보통 그림책들은 문제나 사건이 일어나도 마지막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이 책도 마지막엔 모두들 열매를 들고 있는 해피엔딩이다. 그렇지만 그 해피엔딩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의문이 생긴다.

 

 아이, 원숭이, 기린, 고양이는 아까 곰에게 잡아 먹힌 거 아니었나? 아니라면 곰이 아까 먹어 치운 건 뭘까? 개미가 곰의 배를 갉아먹었는데 곰은 왜 멀쩡하게 있는 걸까? 개미가 어떻게 곰의 배를 갉아먹어서 열매가 되는 걸까?와 같은 의문들 말이다. 읽을수록 자꾸자꾸 궁금증이 생기는 책이다. 어른이 아닌 아이의 눈에서 이 이야기를 어떻게 보고 이해할지 궁금해지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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