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다움과 교사다움 그 사이에서"
근래에 생을 마감한 선생님들의 뉴스가 자주 들려와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교사들이 생을 포기하면서까지 무너진 교권과 교직 생활이 녹녹치 않음을 외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이 안타깝다. 누구보다도 가족들과 동료들이 곁에서 괜찮냐고 물어주고 도와주고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하며 더 힘들 것이다.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남기’위해 애쓰고 있는 교사들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학교와 교실을 들여다보는 창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누군가에게는 응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p.26)
[선생님의 안부를 묻습니다]는 초등학교, 고등학교, 재외 한국학교 등에서 근무하시는 6분의 선생님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학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교사들이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는지, 그리고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수업 외의 행정업무, 학부모 상담, 학생 지도 등 과중한 업무에 지치고, 학생, 학부모와의 갈등 상황 속에서 겪는 많은 스트레스들로 인해 교사들도 병들어가고 있고, 학교를 떠나고 있는 상황에서 교사들이 ‘살아가기’위해 애쓰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기’위해 애쓰고 있다는 말이 너무나 안타깝다. 이 책을 통해 교사와 교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같은 교사들은 함께 힘듦을 나누고 극복할 수 있는 방법도 공유할 수 있다.
특히,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치유해가며 부제인 ‘나다움과 교사다움 그 사이에서’처럼 자신의 모습을 찾기 위해 애를 쓰는 교사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우리 사회에서 교사라는 직업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학생이 성장하면서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학교이고, 그곳에서 만나는 가장 가까운 어른이 ‘교사’입니다. ‘교사’와 ‘학생’은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를 넘는 ‘인간적인 관계’를 만들어가게 됩니다."(p.15)
부모가 아이들의 거울인 것처럼 하루 중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교사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교사가 행복하지 않으면 과연 그들과 함께 하는 학생들도 행복할 수 있을까? 밀접한 인간적인 관계의 형성이 바르게 형성될 수 있는걸까? 그래서 우리는 우리 아이만을 중심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교사에 대한 이해와 배려 그리고 안부의 필요성을 [선생님의 안부를 묻습니다]를 통해서 더 실감하게 된다.
“부모도 교사도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부모들은 자녀 양육의 불완전함에서 불쑥 찾아오는 자신의 불안을 교사에게 전가하지 않아야 합니다. 가정에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이상적인 사랑과 교육을 교사에게 강요하는 것은 결국 무절제와 방종을 낳고, 이렇게 이기적이고 정신적으로 미성숙하게 자란 자녀들은 결국 부모에게 족쇄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p.143)
교사의 행동에 대한 윤리적인 기준도 매우 높지만, 학생에 대한 교사의 역할에 대해서도 학부모의 기준은 거의 완벽에 가깝게 높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교사는 만능이 아니고 전지전능한 신도 아니다. 학생들의 모든 면을 케어할 수도 학생과 학부모의 기대치를 100% 충족할 수 없다. 부모가 교사를 존중하지 않으면 학생들도 교사를 존중하지 않고, 교사들은 더욱더 교실을 이끌어가기 힘들어진다.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인 열정과 사랑. 이 두 가지를 맘껏 펼쳐낼 수 있는 교단에서 온 마음 담아 가르치고 배우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그저 감사하고 또 행복하다. “선생님, 사랑해요.”라는 세상에서 가장 달콤하고 심쿵한 멘트를 오늘도, 내일도, 매일 같이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가끔 몬스터처럼 무서운 선생님이 되기도 하고, 실망하고 속상해하며 또 한바탕 울음을 쏟아내게 될지도 모르지만, 사랑하는 아이들 곁에서 오랫동안 온기와 진심을 나누며 발걸음 맞춰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는 교사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한다.”(p.218)
“교실에서 행복한 교사들이 많아질수록 우리 아이들도, 그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우리 사회도 더욱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교사를 힘들게 하는 교육 현실에서 세상을 떠난 선생님들의 명복을 빕니다.”(p.27)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교사가 아니라 학생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길 원하는 교사들을 위한, 그리고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응원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책 [선생님의 안부를 묻습니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