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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돈키호테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4월

[불편한 편의점1,2]의 김호연 작가가 [나의 돈키호테]라는 신작으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전작의 따뜻하고 인간적인 스토리에 감명 받았던 터라 후속작에 대한 기대도 컸기 때문에 아무 망설임 없이 [나의 돈키호테]를 내 곁으로 가져왔다.

요즘 책표지들은 이층건물이 메인으로 비슷비슷해서 질려가고 있는데, 교복입은 5명의 아이들이 뭉게구름 피어오르는 파아란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찍는 모습이 정말 싱그럽고 예뻐서 소장욕구를 마구마구 불러일으킨다.

[나의 돈키호테]는 외주 프로덕션 피디를 그만두고 고향집 대전으로 내려온 솔이는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자신의 경력을 살리면서도 좋아하는 일을 할 있는 유튜브에서 자신의 인생 2막을 열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어느 날 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어렸을 때 자신의 아지트 같았던 ‘돈키호테 비디오’가 있던 곳을 지나가게 된다. ‘돈키호테 비디오’는 없어졌지만, 그 시절 그 곳에서 함께 했던 추억들이 물밀듯이 떠오른다. 돈키호테 비디오 가게의 사조직이었던 ‘라만차 클럽’과 ‘아미고’라고 불렸던 멤버들, 성민, 대준, 한빈, 새롬이 그리고 돈 아저씨. 돈 아저씨의 아들 한빈을 만나 돈 아저씨의 행방불명 소식과 추억의 ‘돈키호테 비디오’의 흔적이 남아있음을 듣게 된다. 건물 지하 1층의 ‘돈키호테 비디오’의 공간은 타임머신처럼 과거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고, 유튜버로서 컨텐츠를 고민하던 솔이에게 영감을 주게 된다. 솔이는 ‘채널 돈키호테 비디오’를 개설하고, 돈 아저씨의 행적을 쫓는 과정을 채널의 시청자인 아미고들과 함께 공유하기 시작한다.

그 과정들이 흥미진진해서 다음 내용들이 궁금해서 이 책을 놓을 수가 없어 앉은 자리에서 다 읽게 된다. 구체적인 내용과 결말은 스포라서 여기에 쓸 수 없음이 안타깝지만, 돈키호테의 정의와 자유를 위해 악과 맞서싸울 수 있는 용기, 누구나 그 돈키호테의 정신을 이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가장 중요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소설에는 돈키호테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어쩔 수 없이 현실의 삶을 살 수 밖에 없는 산초의 삶도 눈에 들어온다. 돈키호테처럼 살지 않는다고 다 틀렸다고 잘못됐다고 할 수도 없다. 살다보면 돈키호테가 산초의 삶을, 산초가 돈키호테의 삶을 살 수 있는 것 아닌가?

이 책을 읽으면서 나만의 타임머신을 탈 수 있어서 더 행복한 시간이었다. 지금 세대들은 접해보지도 못했던 비디오테이프, 비디오 플레이어, 비디오 되감는 기계, 그리고 책에서 언급되는 그 시절의 영화와 책들을 너무나 오랜만에 접하게 되니 나도 모르게 그 시절로 돌아가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들에 기쁘기도 하고, 뭉클하기도 하고, 그립기도 했다.

대전에 살고 계시는 분들은 성심당을 비롯해 반가운 곳들이 많이 등장하니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대전에 살지 않은 나조차 낯익은 지명들에 내적 친밀감이 들었다.

[나의 돈키호테]는 소설 [돈키호테]와 많은 부분을 함께 한다. 별칭, 지명 등을 비롯해 가장 큰 이야기의 흐름이 소설 [돈키호테]와 [나의 돈키호테]는 함께 흘러간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돈키호테]를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었다. 사실 책이 2권으로 아주 두꺼운 벽돌책이라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지만.

오랜만에 과거의 나, 지금의 나, 앞으로의 나의 삶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 [나의 돈키호테]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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