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부로 양복점
가와세 나나오 지음, 이소담 옮김 / 황금시간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이사부로 양복점

가와세 나나오 지음

이소담 옮김

황금시간

 

 

“그동안 너무 조용히 살아왔어. 이제 삐뚤어지는 거야!”

 

「이사부로 양복점」의 저자인 가와세 나나오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복식디자인을 전공하고 의류디자인 회사에서 아동복을 디자인한 경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사부로 양복점」을 쓸 수 있지 않았을까. 책 표지의 그림을 처음에는 그냥 무심히 귀엽다라고만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 나니 책 속의 다양한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의미심장한 표지이다. 「이사부로 양복점」는 대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책 표지만 봐도 호기심 만발이다.

 

 

아쿠아는 특이한 이름의 소유자다. 원래 이름은 “아쿠아마린”으로 에로 만화가 엄마가 붙여준 이름이다. 아쿠아는 엄마와 둘이 살고 있으며, 엄마의 만화 어시스턴트 역할도 하고 있는 키작고 평범한 17살 고등학생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이사부로 양복점」쇼윈도에서 18세기 로코코풍 여성용 코르셋인 코르 발레네를 보게 된다. 엄마의 만화 작업을 돕다보니 의상에 대한 배경지식이 풍부한 아쿠아는 코르셋에 매료되어 양복점 주인인 82세 이사부로를 만나게 된다. 80대 노인과 10대 소년은 65년이라는 시간의 간극을 넘어서 하나의 목표인 양복점 리뉴얼 계획 일명 “코르셋 혁명”을 위해서 함께 뭉친다. 이 과정에서 마을의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특색 있으며, 표지의 그림과 매치해 보면서 읽으면 더 생동감 있다.

 

"좋은 이름이구나." 나는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이사부로의 얼굴에 아첨이나 동정심은 전혀 없었다. 내 이름을 누군가 순순히 받아들인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p.55

아쿠아마린이라는 이름을 말할 때마다 이름에 대한 설명을 늘 해야하고, 동정과 멸시 어린 시선을 받았던 아쿠아는 처음으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준 이사부로에게 감동하며 혁명에 참여할 의사를 밝히게 된다. 뚱뚱한 몸매나 장애 등 콤플렉스로만 여기던 것에 대해서 아무런 편견 없이 그 자체로 인정해주는 이사부로와 같은 사고방식은 중요하다. 다른 사람의 이목을 신경 쓰지 않고 콤플렉스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해주고, 더 나아가 자존감 향상과 사회적 존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남의 눈치 보지 마. 남과 비교하지 마. 의견을 억누르지 마. 네 인생을 너 이외의 누구에게도 맡기지 마.”p.79

인생은 자신의 것이다.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고, 다른 사람의 말 한마디에 마음 아파하고, 남과 비교하면서 좌절하고 우울해지고... 그럴 필요가 뭐가 있을까? 한번뿐인 자신의 인생 이사부로의 말처럼 당당하고 멋지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말이다.^^;;;

 

“나이도 어린 것들이 뭘 알겠어.” “나이도 많은 노인들이 이제 뭘 할 수 있겠어.”라고 젊은이와 노인들이 서로 편견에 갇혀서 갈등하기 보다는 아쿠아와 이사부로처럼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함께 어우러져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행복하고 멋진 삶을 살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이상향의 시작이 바로 「이사부로 양복점」이 아닐까. 유쾌하고 사이다 같은 소설 「이사부로 양복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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