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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마시고 자라
김인숙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19년 4월
평점 :

먹고 마시고 자라
김인숙
고즈넉이엔티
깃털 같이 가벼운 세상에 사랑도 좀 무게감이 필요하지 않냐?"
「먹고 마시고 자라」는 뉴욕커인 여자 넷의 사랑과 우정, 커리어 등을 다루었던 「섹스 앤 더 시티」의 헤비급 버전이라고 할까? 섹시하고 아름다운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인공들과는 달리 77, 88, 99 넉넉한 사이즈의 동갑내기 친구 셋이 주인공이다. 그러나 「먹고 마시고 자라」의 그녀들도 「섹스 앤 더 시티」의 그녀들만큼이나 아름답고 섹시하고 귀엽다. 뚱뚱하면 아름답지 않고 사랑하기 힘들다는 편견을 깨주는 명랑 발랄 통쾌한 한 편의 로맨스드라마 같은 정말 재미있는 책이다.
「먹고 마시고 자라」의 88년생 세 친구들, 이숙, 강옥, 보민이 주인공이다. 메인 화자인 이숙은 88사이즈의 케이블 먹방 프로그램 ‘식탐미인’의 메인작가로서, 먹을 때 정말 아름다운, 하PD의 말을 빌리자면 식탐이 아름다운 여자다. 99사이즈의 키도 제일 크고 몸무게도 제일 나가는 강옥은 빅 사이즈 여성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는 CEO이다. 뚱뚱하지만 당당하고, 주변에 늘 젊고 멋진 어린 남자들이 가득하다. 셋 중 가장 작고 가벼운(?) 77사이즈의 보민은 학창시절에는 제일 공부를 잘했지만 아직도 취준생이다. 세 주인공들은 서로 티격태격하고 험담도 하지만, 사랑 때문에 다이어트 때문에 일 때문에 힘들 때마다 누구라도 할 것 없이 서로 도와주고 함께 아픔을 나누고, 놀리기도 하고 장난치는 모습들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뚱뚱하다, 말랐다. 날씬하다, 통통하다. 사람은 이 네 가지 종류만으로 분류될 수 없는 감정적 동물이다. 더 복잡하고 정교하다. 뚱뚱해도 괜찮은 사람, 마른 게 싫은 사람. 날씬한 게 창피한 사람, 통통한 게 자랑인 사람도 있을 수 있는 거다. 우린 그저 모두 다르게 생긴 것일 뿐, 누구하나 잘못 만들어진 사람은 없다." p.312
‘사랑하는 사람이 살 안 빼도 된다. 있는 그대로 예쁘다.’고 옆에서 아무리 말해도 뚱뚱한 자신의 모습을 날씬하고 아름다운 다른 여자들과 비교하며 자존감을 깎아먹던 이숙은 그로인해 사랑마저 놓칠 뻔 한다. 그러나 자신을 늘 믿고 기다려주는 그 남자 덕분에 자기 자신을 사랑하게 되고 일도 사랑도 성공하게 된다. 다이어트는 아직도 숙제로 남아있지만... 외모로 모든 사람을 평가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자신이 자신의 몸에 만족하면 되는 거지 다른 사람의 이목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겉모습에 대한 자격지심으로 더 중요한 것들을 놓치지 않도록 해야겠다.
「먹고 마시고 자라」와 비슷한 제목을 가진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주인공인 리즈가 여행을 떠나 진정한 행복을 찾는 것처럼,「먹고 마시고 자라」의 뚱뚱한 그녀들도 자존감과 내면의 성장, 그리고 진정한 행복을 찾아간다. 이 책은 그녀들의 성장드라마이자 유쾌 발랄 로맨스 드라마이다. 정말 재미있게 읽어서 순식간에 읽어버렸는데 언젠가 드라마로 만들어질 것 같은 강한 예감이 든다. 주인공들은 누가 될까? 정말 궁금하다. 「내 이름은 김삼순」같은 정말 재미있는 드라마의 탄생을 기다려 본다. 김인숙 작가님의 친필 사인도 담겨 있어 너무 소중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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