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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들한들
나태주 지음 / 밥북 / 2019년 4월
평점 :

한들한들
나태주
밥북
「풀꽃」의 시로 유명한 나태주 시인이 시집 「한들한들」로 다시 우리에게 찾아왔다. 이 따스한 봄날 햇살, 바람을 느끼며 시집의 푸릇한 제목처럼 싱그러운 풀과 예쁜 꽃과 함께 읽으면 참 좋다.
「한들한들」에서는 첫 장에는 시인의 유명한 「풀꽃」, 중간에는 「사랑에 답함」,「시」, 마지막 장에는 「멀리서 빈다」가 친필로 쓰여 있다. 시인의 친필을 통해 시를 접하니 이 또한 참 재미있다. 시에 담긴 감정이 더 잘 느껴진다고나 할까? ‘나태주 지은 시를 나태주가 썼습니다.’ ㅎㅎ 위트가 넘치는 시인이다.

직접 그린 그림도 있다. 연필로 그린 그림이라 화려한 색깔 있는 그림보다 왠지 담백한 시인과 잘 어울린다.


「한들한들」을 읽으니 시인의 일기를 읽은 듯한 느낌이다. 아침기상, 날씨, 계절, 음식, 꽃, 고향, 추억, 지인과의 해후, 누군가의 장례식, 가족, 사랑, 그리움 등 일상적인 소재를 많이 다루고 있는데 이를 시로 읽으니 또 색다르게 다가온다. 그리고 마음속에 큰 울림이 생긴다. 별것 아닌 하루하루를 이렇게 시로 남기니 더 특별해보이니 말이다.

이 시집에서도 여전한 딸에 대한 사랑이 돋보인다. 물론 딸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에 대한 사랑일 수도 있지만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를 읽어서 그런지 사랑하는 대상이 왜 다 딸로 감정이입이 되는지...^^; 나태주 시인도 참 딸바보인듯 하다.
「나태주」오호, 시인 본인의 이름으로 시도 지으셨다. ‘나 좀 태워 주세요.’라니 ㅋㅋㅋ.

그리고 시인의 나이가 있다 보니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도 엿보인다. 그러나 죽음을 무겁게만 다루지는 않는다. 시인 특유의 위트가 넘친다. 10대에는 그렇게 먹고 싶던 나이가 이제는 한 살 한 살 나이 먹는 게 너무나 빨라지니 시인의 나이가 되면 대체 얼마나 세월이 빠르게 느껴질까. 지금은 그냥 흘려보내는 이 시간들이 나이 들어서는 얼마나 소중할까. 이 시들을 보니 갑자기 부모님 생각이 들어 슬퍼지려한다. 시인의 말처럼 미리미리 잘 해드려야겠다.

「한들한들」은 시인이의 삶과 세월을 살아가는 모습이 아닐까한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야할 세월이기도 하다. 그래, 인생 뭐 있나. 빡빡하게 살 필요가 뭐있나. 한들한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겁게 행복하게 지내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것들 실컷해야지. 그래서 소풍 끝나는 날 나도 ‘그래도 좋았어’라고 말할 수 있길...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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