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우리에게 주어진 놀라운 선물

헌법, 우리에게 주어진 놀라운 선물 - 알아 두면 쓸모 있는 헌법 이야기 ㅣ 아우름 24
조유진 지음 / 샘터사 / 2017년 9월

헌법 제 1조가 무엇인지 아세요? 라고 물으면 아마 순각적으로 당황해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것이다. 하지만 작곡가 윤민석의 '헌법 제1조'는 아시나요? 하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헌법조문을 멜로디에 맞춰 계속이 흥얼거리고 있지는 않을까? 헌법은 모두가 상식처럼 알고 있어야 정당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도 어렵고 모두에게 어려운 헌법을 쉽게 접하되 정확하게 알려줄 수 있는 책은 꾸준하게 나왔으면 좋겠다.

그런 점에서 얇지만 헌법이라는 상식을 이해하기 위한 시작의 입문서로 나쁘지 않은게 샘터 아우름 시리즈24 『헌법, 우리에게 주어진 놀라운 선물』 은 알고 있으면 언젠가는 도움이 될 수 있는 "실용적인"헌법을 어렵지 않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헌에 대한 찬반을 이야기 할 때 헌법 속에 담긴 내용이 무엇인지 정말 다 알고 우리는 논하고 있는 것일까? 헌법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도 뒤죽박죽이 되어버리겠지만 제대로 알지 못함으로써 헌법의 허점을 악용하는 사회도 혼란 속에 더욱 살기 어려워지는 사회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우리는 외국어를 배우기 전에 우리가 살고 있는 국가의 헌법을 먼저 배우는 것이 더 급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샘터 아우름 24번째 시리즈 『헌법, 우리에게 주어진 놀라운 선물』 은 '헌법의 대중화'를 이야기하는 저자 조유진은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았던 책 『헌법사용설명서』의 저자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정치현실을 헌법적 시각에서 비평하고 제헌헌법의 역사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명서 이슈가 되었던 책과 더불어 많은 곳에서 강연을 하였던 내용을 토대로 오늘날 모든 민주주의국가에서 사용하는 헌법의 공통된 생각과 가치를 일반인의 관점에서 쉽게 전달하기 위해 이 책을 집필한 만큼 어려운 부분은 없지만 주관적인 의견도 들어있는 만큼 모든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내용에서 이야기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적절히 판단해가며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물론 『헌법사용설명서』를 인상적으로 보았던 나에게 『헌법, 우리에게 주어진 놀라운 선물』 역시 인상적인 부분들을 던져주었지만 이 것 역시 내 가치관이 비슷해서 일 수도 있다는 전제하에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조금 더 두꺼웠으면 하는 책에는 헌법적 사고방식을 하는 기초공사를 하는 1장과 헌법의 틀에서 세상을 보았을 때 우리가 침해받는 것들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는 헌법으로 세상을 맞서는 2장, 미래의 변화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과 예상되는 문제를 헌법적 시각에서 보는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정규직 등과 같은 문제가 부당하다는 것을 법적으로 생각해 보는 기회는 있었지만 우리의 미래를 헌법적 시각에서 문제점을 따져본다는 건 무척 신선한 내용이다.

< 양들의 침묵 >

늑대들과 양들은 갑론을박하다가 결국 표결에 부치기로 했습니다. 당연히 투표 결과는 4대 2로 양들을 잡아먹자는 의견이 우세했습니다. 결국 양들은 모두 늑대의 밥이 되고 말았습니다... ... 다수와 소수의 생각이 다를 때 조화로운 해결방안을 마련하기보다는 다수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때 소수의 생각이나 이익은 무시되기 십상입니다. 문명사회는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이익을 소홀히 다루지 않을 때 존재할 수 있습니다.

양들의 침묵은 이런 소수인 양들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헌법의 역할을 설명하고자 하는 것인데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보다 이렇게 이야기를 통해서 생각해보면 양들의 침묵과 헌법의 존재 이유를 서로 찾아 생각해보게 되고 자연스럽게 그 이유를 머리로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헌법은 그 자체로는 글자에 불과하지만 그 것을 권력통제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헌법에 대한 국민적 의지가 높고, 문제해결의 기준으로 삼으려고 한다면 헌법은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으며 나아가 사회적 소통의 도구로 자리매김하면서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사회 발전에 필요한 에너지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라고 한다.

과연 여기까지 실천이 가능한지 그 자체만으로도 의문이 들기는 하지만 이 안에서 통제가 되고 헌법을 소통과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도구로 사용한다면 사회의 모습은 또 다르지 않을까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생각이 다를 수도 있는거고 조금 루즈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면 뒤로 넘어가 한참 이슈가 되었던 가짜뉴스가 만들어가는 세상을 어떻게 처벌해야 할 지 헌법의 시각에서 생각해본다면 우리는 어떤 방안을 내놓을 수 있을까? 슬프게도 1950년대 영화 <라쇼몬>이 아니라 현싫에서 가짜뉴스를 만들어 뿌리고 있으니 심각한 문제라 받아들여야 하는데 독일에서 'SNS상의 법집행 개선에 관한 법률안'이 내각을 통과해 연방의회에 회부되었다 독일이 이런 컨텐츠를 강력하게 규제하는 것은 나치의 만행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우리 나라에도 그 일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 더욱이 이런 법이 필요한건 않을까?

『헌법, 우리에게 주어진 놀라운 선물』이 무엇일지는 책을 읽다보면 흐릿하지만 아, 이건가? 싶은 기분이 든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일 수도 있고,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일 수도 있지만 똑같은 일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은 이 것, 또 다를 수도 있겠지? 전문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헌법이 왜 있는 건지 누구를 지켜주는건지 실제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가볍게 읽으면서 기초를 배우는 시간을 가지는 책으로 나쁘지 않다고 추천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