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 동양고전 슬기바다 9
손무 지음, 유동환 옮김 / 홍익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우선 책의 외형과 편집이 깔끔하여 보기 좋다. 게다가 상세한 주석이 있어서 좋다. 일반적 상식을 위해 읽는 독자라면 상관없는 이야기가 되겠지만, 주석이 상세하면 원문의 번역은 원문에 충실해야 한다. 원문에 天이라 하였으면 그대로 '하늘'로 해석하면 된다. 이를 여러 주석을 참고하여 내용상 기후라고 해서 기후로 번역해서는 안된다. 십가주를 참고하던 십일가주를 참고하던 그 주석은 그 주석가 나름의 주석일 뿐이다. 번역자들의 이런 오류를 자주 본다. 적어도 진대 이전의 고전은 열린해석이 가능한 만큼 해석은 원문에 충실하게, 주석은 자신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독자의 읽는 자유를 보장하리라. 하나 더, 역자는 원문에 구결을 다는 것에 대해 가소롭다고 표현하였는데(서문을 보라. 오만하다) 그럼 중세를 살다간 뛰어난 학자들이 구결을 붙여 읽은 것도 가소로운가? (퇴계선생이 가소로운가? 율곡선생이 가소로운가? 미수선생이 가소로운가? 그것참 허허!) 게다가 구결을 설명하면서 영어에 빗대었는데, 어찌 표의문자와 표음문자의 적용도 구분하지 못하는가? 정말 참으로 가소롭다. 이러한 오만함을 걷어내고 본다면, 볼만한 책이겠거니와 전공자들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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