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구달의 '희망의 밥상'이 지식과 감동이 어우러진 걸작이라면, 죽음의 밥상은 사실과 질문의 나열이다. '먹는다는 행위가 정치적 행위'라는 그의 주장은 현대인의 식생활을 돌아보게 만들지만 왠지 감동이 거세된 보고서를 읽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다만 스스로 저술의 객관성을 지키며 한쪽을 일방적으로 매도하지 않는다는 점-예를 들어 로컬푸드 먹기가 3국의 가난한 국민들에게도 좋은지 회의하는 등의 사례-에서 뛰어난 학자적 면모가 보인다. 이런 종류의 책을 처음 읽는 분이라면 비추천. 먼저 제인 구달의 '희망의 밥상'이나, 탬플 그랜딘의 '동물과의 대화'를 읽는 것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