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공주 해적전 소설Q
곽재식 지음 / 창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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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공주해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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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를 모르겠다. 어쩌면 그점이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해본다. 운좋게 사전 서평단으로 뽑해 읽게 된 소설. 어떤 작가가 썼는 지 모르는 궁금함은 이 소설을 읽는 데 이야기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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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때 전작읽기를 즐기는 편이다. 어떤 책이 마음에 들거나 정말 재밌게 읽었을 때, 책을 쓴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모조리 찾아 읽는다. 그래서 내가 알지 못하는 낯선 작가의 책을 읽는 건 내겐, 늘 설레는 일중의 하나다. 그런 의미에서 난 이 소설의 작가가 누구일까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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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굉장히 독특하다. 그런만큼 소설속 배경도 스토리 전개도 낯설긴했다.
소설속 첫 등장인물은 이 소설의 주인공, 장희다. 장희는 어려서부터 장보고 무리 사이에 끼어 심부름도 하며 돈도 벌어두었다. 장보고가 망한 후 홀로 도망쳐 그 동안 벌어둔 걸 축내며 살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돈벌이에 나서게 된다. 무엇보다 장희는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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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장희 앞에 나타난 인물 '한수생' 어리숙해 보이고 세상물정 모르는 사연있는 남자다. 한수생은 장희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장희는 한수생을 적당히 구슬려 재물을 털 생각이었다. 말그대로 동상이몽이다. 그리고 그들앞에 펼쳐지는 얼토당토한 상황들은 황당하기까지 했다. 과연 그 시대에 이런 상황이 가능했을까?라는 의구심에서, 스토리를 만들어 글을 쓰는 작가들은 얼마나 깊은 상상력을 가져야 가능한 걸까라는 존경심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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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6 "본시 힘들여 일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따르기 싫은 법이요, 마음 놓고 지금 놀아도 된다는 말은 솔깃하여 따르고 싶은 법이지. 사람들이 그대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것도 그럴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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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3 "마을 사람들은 여럿이고, 그대는 하나요. 그대가 도적이라면 하나만 붙잡으면 되지만, 마을 사람ㄷ르이 모두 악한이라면 여러 사람을 붙잡아 여러 사람의 말을 들어야하오, 본시 벼스아칠들이란, 자기에게 귀찮은 일이 떨저지는 것을 고양이가 목욕 싫어하듯 하는 법이오. 그러니 관청의 배를 타고 오는 벼슬아치는 마을 사람들이 하는 말만 믿고 그대를 악한이라고 여길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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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바다위에서 일어나는 해적질에 대한 소설은 당연히 아닌 것 같다. 읽으면서도 계속 작가가 얘기하고픈 메세지는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영리하고 두뇌회전이 빠른 장희와 겁이 많고 생각만 많은 한수생이 함께 겪는 스토리를 두 사람이 보이는 상반된 모습에서 소설을 읽는 사람들은 분명 생각이 깊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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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66 "이 곳은 본래 청해진 장보고 대사의 배가 천축(天竺, 지금의 인도), 파사(波斯, 지금의 이란)와 같은 넒은 바다로 나가기 위해 들르는 곳이었건만, 대사꼐사 세상을 떠나고나니 이제 더는 넓은 바다로 나아갈 사람이 없어져 고작 십몇년의 세월이 흐르는 사이에 이렇게까지 망해버렸구나. 옛날의 그 아름답던 배들은 그저 썩어 없어져가고 있으며, 한탙 해적 떼나 찾아와 죄를 짓는 더러운 곳으로 변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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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76 사람들은 두 패로 나위어 어지럽게 싸움을 계속했다. 죽고 죽이는 소리, 함성과 비명이 어두운 동굴을 계속해서 울렸다. (중략) 그 혼란한 와중에 어떤 사람들은 상잠이 차지한 보물 상자를 빼았으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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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87 "남은 백성이라고는 수십명뿐인 망한 나라에 우두머리를 세워두고 자기들끼리 임금이니, 대장군이이 부르면서 이렇게 도장과 지도를 잔뜩 만들어놓고 있었구나. 그것을 거창한 뜻이라고 자랑하면서 귀하다고 꼭꼬 숨겨놓지 않았는가. 이따위를 찾겠다고 소리를 꽥꽤 지르며 칼부림을 하고 사람을 죽이고 다닌 놈은 이것을 보물이라고 숨겨놓은 놈보다 도대체 몇갑절이나 더 멍청한 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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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시대적배경을 뛰어넘어 인간사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인간의 본능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현재도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욕망들. 현실에 맞서거나, 현실에 순응하거나. .
그래도 어떤 상황이든 포기하지 않고 이겨내고 싶어지긴 했다.장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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