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눈
딘 쿤츠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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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빼앗고
삶의 모습을 바꿔버리고 있습니다. 잠깐의 시간이 아니라 꽤 오랜시간이 지나고 있음에도 여전히 우리는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고, 어쩌면 절대 예전에 누리던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 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죠.

이제 남녀노소, 전세계 그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는 더 이상 낯선 존재가 아닙니다.

40여전 미국의 '딘 쿤츠'라는 작가가 '리 니콜스(Leigh Nichols)'라는 필명으로 6권의 소설을 썼습니다. 그 중 한권이 요즘말로 전세계적으로 역주행중입니다. 그저 평범한 스릴러, 액션, 서스펜스, 로맨스가 주를 이루는 소설로 기억될 뻔한 작품에서 내용의 일부분만 들어도 소름돋는 '단어 한개'가 작품에 들어있기 때문이죠. 중국 정부가 바이러스의 발원지도, 가해자도 아니라며 부정을 해도, 지금은 코로나19로 명명되었더라도 우리는 정확히 기억합니다. 처음 뉴스를 접했던 그때를...
그리고 그 지명을 말이죠. '우한'.

하나뿐인 아들을 잃고, 결혼생활도 정리하며 혼자 지내던 티나.
그리고 티나가 준비해왔던 작품 '매직'을 발표하던 날 만나게 된 엘리엇.
소설은 <12월 30일>을 시작으로 나흘간 두 인물이 겪게되는 믿기 어려운 사건으로 전개됩니다.

40여전의 발표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표현력과 쉴새 없이 전개되는 스토리로 소설을 읽는 게 아니라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했는데요.
아주 오랜만에 몰입의 기쁨을 준 소설입니다.

티나는 어느 순간 알 수 없는 악몽에 시달리며 잠을 설치게 되면서, 사고로 잃은 아들 '대니'에 대한 죽음에 의문을 갖기 시작해요.
그녀가 겪은 일들은 말로 표현하기도 어렵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얘기한다해도 믿기 어려운 경험일 뿐입니다.
우연히 엘리엇을 만나게 되고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되면서 두사람은 함께할 시간을 갖게 됩니다.

그녀는 깔깔대며 웃었다. 어쩐지 낸시와 비슷한 웃음이었다.물론 티나는 여러 면에서 낸시와 달랐다. 하지만 그녀와 함께 있으니 낸시와 있는 것 같았다. 아내는 언제나 쉽게 말이 통했다.밝고 재미있고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었지.
아직 확신하기에는 너무 이를지 모르지만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운명의 여신이 그분답지 않게 너그러운 기분에 휩싸여서 자신에게 행복할 기회를 한 번 더 준거라고. p162


티나와 마찬가지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경험을 가진 엘리엇.
엘리엇은 그래서 티나를 이해하기 더 쉬웠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티나와 함께하기 더 쉬웠을지도 모르구요.

결국 티나는 대니의 죽음을 '의문'이 아닌 '부정'을 하게 됩니다. '죽지 않았다'라고 믿게 되는거죠. 그리고, 죽지 않고 어딘가에 살아 있을 '대니'를 찾으러 갈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당연히 엘리엇과 함께 말이죠.
그들에게 닥칠 죽음에 대한 공포도 그들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티나는 이제 확실히 믿게 됩니다. 그녀의 아들, 대니는 죽지 않았다고.

아이는 독특한 질병을 앓았소. 인간이 연구실에서 만든 질병이지. 아이는 그 질병이 앓고서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요. 혈액 속에 천연 항체가 있어서 특정한 바이러스와 싸워 이길수 있었소. 그게 인공적으로 만든 병이었는데도 그랬지. 이 점에 타마구치 박사는 무척 끌렸소. 그는 이 시설의 소장이오. 타마구치 박사는 우리를 거세게 몰아붙여 항체를 분리해 무엇이 그토록 질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지 알아내라고 시켰소. 물론 실험이 끝나자 대니는 더 이상 과학적 가치가 없어졌지. 타마구치는 대니를 죽이는 실험을 해보기로 결정했소. 거의 두 달 동안 아이를 계속 감염시켜서 바이러스가 아이 몸을 좀먹게 만들고, 마침내 바이러스가 아이를 죽이기 전까지 얼마나 오래 견딜 수 있는지 알고 싶어 했소. 알겠지만 이 병에는 영구적인 면역이라는 게 없소. 그건 패혈성 인후염이나 일반적인 감기, 혹은 암 같은 거요. 처음에 걸렸다가 나으면 다행이지만......계속 걸리고 또 걸릴 수 있는 병이지. 오늘로 대니는 열네 번째 회복된 상태요." p427

티나와 엘리엇은 결국 대니를 찾게 된 것일까요?
대니는 티나의 믿음대로 '살아있는' 것일까요?
티나와 엘리엇이 대니를 찾으러 가는 여정은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전개됩니다. 책을 놓을 수가 없었을 정도였습니다. 무엇보다 전, 몇페이지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작가가 이 소설을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 궁금해졌죠.

그걸 알려면 먼저 20개월 전 이야기전부터 해야 하오. 그때쯤 리첸이라는 중국인 과학자가 미국으로 망명을 했소. 그는 중국에서 10년 만에 새로 개발한 가장 중요하고 위험한 생물무기 정보가 담긴 디스켓도 가지고 왔지. 그 물질은 우한 외곽에 있는 DNA 재조합 연구소에서 개발되어 '우한-400'이라는 이름이 붙었소. 그 연구소에서 만들어진 인공 미생물 중 400번째로 개발된, 독자 생존이 가능한 종이었기 때문이오.
우한-400은 완벽한 무기라오. p435


물론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진 '스토리'라는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일상에 살고 있어서 그런걸까요?
40여년전 쓰여진 이 소설도, 소설속에 등장한 익숙한 단어도 이 소설을 읽기에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극장에 가서 영화 한편 보기도 쉽지 않은 요즘, 영화 같은 소설책 한권으로 위안을 받아봅니다.
아주 잠깐이라도 몰입의 시간이 필요하신 분들께 추천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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