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대리의 한식탐험 - 내가 궁금해서 찾아 본 생활 속 우리 음식 이야기
솜대리 지음 / 올라(HOLA)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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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대리 <솜대리의 한식탐험>




이 책의 저자 솜대리는 본격 음식탐험가 10년 차 직장인이다.  

대리 시절부터 솜대리라는 필명을 짓고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는 한신인 듯 아닌 듯한 짜장면, 떡볶이, 김밥, 한도그, 호떡 같은 음식을을 다룬다. 2부에는 불고기, 잡채, 된장찌개, 냉면 등 보통 한식하면 생각나는 음식들을 소개한다. 3부에는 한식을 비롯해 그와 비슷한 외국 음식을 비교하면서  함께 조명한다. 



p.25-26

짜장면은 중국 산둥성과 베이징의 면요리, 자장미엔의 영향을 받았다. 자장미엔은 콩과 밀가루로 만든 중국식 된장, 티엔미엔장에 고기를 볶아 소스를 만들고, 이 소스를 면에 비벼 먹는 음식이다. 짜장면의 조상이라고는 하나 짜장면과는 아주 다르다. 춘장이 아닌 티엔미엔장으로 만든 소스는 검은색이 아닌 갈색이다. 걸쭉함이라고는 전혀 없이 다진 고기볶음에 가깝고 단맛도 전혀 없어 굉장히 짜다. 별 생각 없이 한 입 크게 먹었다가는 짠맛에 몸서리칠 수 있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짜장면과 중국의 자장미엔을 이렇게 맛깔스럽게 비교한다. 자장미엔은 19세기 후반 개항기 무렵 인천 제물포에 중국인 조계지가 생기면서 처음 전파가 되었고, 중국인들만 먹던 자장미엔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기 시작하면서 점차 오늘날의 짜장면으로 변모해갔다. 짜장면이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게된 시점이 한국전쟁 이후부터였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p.53

라면에는 찬밥이다. 찬밥에 라면 국물이 더 잘밴다. 찬밥은 식으면서 수분이 날아가 표면이 거칠고 말랐다. 덕분에 라면 국물을 쭉쭉 잘 흡수한다.


반면 따뜻한 밥은 자체의 수분이 충분하기 때문에 라면 국물을 흡수하기느커녕 오히려 삼투압 현상을 통해 라면 국물에 밥 속 수분을 내보낸다. 밥에 라면 국물이 잘 안밸 뿐 아니라 국물 맛도 텁텁해진다. 


라면에 관해 설명하는 장도 재미있게 읽었다. 라면도 짜장면처럼 중국의 라미엔(납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특정한 음식의 이름이 아니라 소면, 칼국수 같은 면의 종류 중 하나를 일컫는 말이었던 라미엔은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로 전파되면서 라면이라는 고유의 음식 명칭이 되었다. 마지막에는 라면에는 찬밥이라는 꿀팁까지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나는 왜 라면에 밥말아 먹을 때 항상 바보같이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먹었을까...앞으로는 무조건 찬밥에 밥 말아 먹어야지.




p.60

술을 좋아하면 치맥 대신 치소맥을 하는 것도 좋다. 맥주에 소주를 더하면 치킨의 기름진 맛이 더 잘 잡힌다.

단, 양념치킨과 먹을 때는 프라이드치킨과 먹을 때보다 소맥을 연하게 탄다(소주를 적게 넣는다). 소주를 많이 넣으면 소주의 강한 알코올 향 때문에 양념 맛을 제대로 느끼기 어렵다. 



p.293


비빔밥을 숟가락으로 비빌까. 젓가락으로 비빌까는 떡볶이의 쌀떡 밀떡, 탕수육의 부먹 찍먹 논쟁만큼 첨예한 논쟁의 대상이다.


젓가락 파는 젓가락으로 비벼야 밥알이 알알이 떨어져 더 고루 비벼지고 숟가락으로 비비면 밥알이 뭉개진다고 주장한다. 반면 숟가락 파는 젓가락으로 비비는 데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숟가락으로 비벼야 양념이 밥알에 더 잘 스며들며, 애초에 비빈다는 행위 자체가 숟가락 사용을 전체로 한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쓴다. 비비기 전에 고명은 젓가락으로 먼저 흩어놓고 숟가락으로 비빈다. 한 손으로는 그릇을 잡고 다른 손으로는 숟가락을 잡고 너무 힘을 주지 않고 아래에서 위로 뒤집어 가며 비빈다. 이러면 고명이 뭉치지도 않고 밥알이 눌리지도 않으며 양념이 잘 배게 빨리 비빌 수 있다. 




솔직히 나는 한식과 가까운 사이가 아니다.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면서 부모님의 영향으로 한식보다는 양식하고 더 친근했다. 아침에는 시리얼과 모닝빵, 토스트로 시작해서 점심과 저녁에는 파스타, 피자, 햄버거, 치킨으로 마무리되는 일상이 많았다. 물론, 이 책에서 소개한 대중적인 한식인 듯 한식 아닌 음식인 떡볶이, 짜장면, 부대찌개, 라면, 치맥도 아주 사랑한다. 앞으로는 이런 류의 음식 뿐만 아니라 찐한식에도 더 관심을 가지며 먹어봐야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수록되어 있는 비빔밥 사진을 보고 다음날 바로 비빔밥을 먹으러 갔는데 너무 맛있었다. 꼬들꼬들한 밥알에 고추장을 슥삭슥삭 비비면서 저자가 설명해준 꿀팁을 적용해보았다. 기분탓인지는 몰라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장기적으로 가게에 가서 먹는 것 뿐만 아니라 집에서 직접 요리도 하면서 맛있는 한식을 만들어 보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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